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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草)
 
박봉준 시인   기사입력  2018/05/08 [19:51]

 사전에서 풀을 찾았더니

 

"초본(草本)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산이나 들, 논과 밭, 길가 등에 저절로 자라며


대개 한 해를 지내고 죽는다."

 

누가 그래


저절로 자란다고

 

세상에 저절로 자라는 게 있느냐

 

짧은 생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다

 


 

 

▲ 박봉준 시인     © 편집부

겨울철 강원도에는 이곳저곳 산천어 축제가 한창이다. 때마침 물고기도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라 물고기에게도 동물복지를 적용하자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생명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모두가 소중하고 존중되어야 하지만 물고기나 식물에까지 확대하자는 주장에 나는 아직 어딘가 낯설기만 하다. 그러나 인간의 쾌락과 만족을 위해 고통을 주는 행위는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반대할 것이다. 자명한 일이다. 세상 흔하디흔한 것 중의 하나가 풀이다. 연약하고 짓밟혀도 다시 자라고 일어서는 하여 풀이 곧잘 민초에 비유되기도 한다. 풀 하나하나는 연약하고 대개 한해살이지만 풀이라는 명사는 끊임없이 자라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무릇 생명을 지니고 있는 것은 저마다 생명을 유지하려는 유전적인 노하우와 현상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풀이 저절로 자란다는 말에 동의할 수가 없다. 아니 보잘것없는 생명체라 무시하는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그러한 연약하고 생명력이 질긴 민초들에 의하여 발전되었다. 때로는 그 과정에 짧은 생을 마감한 민초도 많지만 그들의 생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고뇌하고 처절한 내면의 발로처럼 한국의 민주주의도 결코 저절로 자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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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08 [19:5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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