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vs엘리엇, 위임장 대결 치열
'캐스팅보트' 쥐게 된 국민연금공단 선택 중요
주주들 주총서 찬·반 위임장 통해 간접 행사
현대차 투자자들 찾아 찬성 의결권 얻기 매진
 
김조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의 위임장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모두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분할 합병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 엘리엇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연금공단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3년전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사태로 홍역을 치른 국민연금도 ISS의 권고를 간단히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16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오는 29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갖고,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안 등을 상정한다.
주주들은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거나 찬ㆍ반 위임장을 통해 간접 행사할 수 있다.


과반 이상이 동의해야 안건이 통과되고, 순환출자고리를 끊기 위한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이 진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엘리엇은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해 반대표 의결권 얻기에 나서고 있고, 현대차그룹 역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찾아다니며 찬성 의결권 얻기에 매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 1%대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기간도 6개월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들이 투기자본 엘리엇에 힘을 실어주며 국내 기간산업이 위기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과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모비스 지분은 1분기 말 기준 30.17%(기아차 16.88%, 정몽구 회장 6.96%,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로, 19.83%의 찬성표를 더 확보하면 지배구조 개편은 순항할 수 있다.


특수관계인 외에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투자자는 국민연금공단(9.82%)으로, 국민연금공단이 지배구조 개편에 찬성하면 현대차그룹은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은 48%에 이른다.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는 적은 만큼 외국인 지분은 48%는 대부분 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엇 역시 1%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통상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을 들어 안건 찬반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ISS의 권고는 최근 주요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지난 3월22일 KEB하나금융지주 주총에서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던 김정태 회장의 연임이 ISS의 찬성권고에 힘입어 무려 84.6%의 지지로 통과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1985년 설립된 ISS는 뉴욕, 캐나다,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 13개국에 18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15개국에서 2만개 이상 기업의 책임투자(RI)를 연구, 4만2찬여건의 주총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권고한다.


ISS의 자문을 받는 회원사는 전 세계 1천900여곳에 이른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두 차례 실시하고,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을 접촉, 찬성 위임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주요주주인 싱가포르투자청을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로 초청, 지배구조개편안 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고, "다수의 주주들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만큼 주주총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ISS의 반대권고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자칫하다가는 보유기간 6개월 미만에 1%대 지분을 가진 외국계 펀드 `엘리엇`으로 인해 순환출자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국민연금의 선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 김조영 기자


 
기사입력: 2018/05/16 [16:33]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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