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울산대공원에서 장미축제가 열리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찾아들 것이고, 장미는 자신의 자태를 마음껏 뽐낼 것이다. 필자는 지난주에 장미원과 안쪽의 동물원을 탐방해 수십 종의 동물들을 구경했다. 수리부엉이와 독수리가 있는 곳의 유리창에는 `버드세이버`라고 맹금류 모양의 까만 새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두고 있었다.그것은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는 조류가 날아들 때 착각해서 부딪혀 사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사람들이 생각할 때 설마 저기에 부딪힐까 하지만 사람의 눈과 다른 새의 눈으로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새들이 많이 날아다니며 부딪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유리창에 버드세이버 표시를 해둔다고 한다. 필자는 일행들과 함께 진하해수욕장을 종종 방문한다. 해변 백사장의 고운 모랫길을 걷기도하고, 명선교에 올라 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한 번씩 머리를 식히곤 한다. 2014년에는 진하해수욕장에서 열렸던 전국스포츠해양제전에서 블랙이글의 비행이 예정돼 있다고 해서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블랙이글의 비행장면은 볼 수 없었다. 당일 날씨가 흐린 관계로 취소돼 결국 무산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일반 여객기의 조종은 조금 덜하지만 전투기 조종사나 곡예비행에는 위험부담이 많이 따른다고 한다. 특히 유사시를 대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전투기 조종사는 빙글빙글 돌며 회전하는 등 고난이도의 연습을 하곤 한다. 그때 위험한 것이 바다와 하늘을 착각하는 것이다. 푸른 하늘과 검푸른 바다를 혼동해 `아차`하는 순간에 잘못하면 바다에 추락하게 된다. 워낙 빠르게 음속으로 비행하다보니 일어나는 사고인 것이다. 필자는 지난주일 교도소와 군부대 선교사역을 하는 분에게 소개를 받고 언양 인근의 군부대의 호산나교회에 가서 설교를 하고 돌아왔다. 대암댐 인근의 부대를 지나가다보면 산 중턱 부대에 교회가 보인다. 운전을 맡아 동행했던 전도사는 차량으로 오가며 항상 보이는지라 그곳인줄 알고 확신하고 운전해서 그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같은 대대의 다른 교회였다. 그래서 우리는 차량을 돌려 10여 분 떨어진 호산나교회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곳에서 예배를 준비하던 사람들은 제 시간에 오지 않는 우리를 기다리며 왜 안 올까 의아해하다 나중에 다른 곳으로 착각한 사연을 듣고 서로 웃고 말았다. 워십찬양으로 봉사했던 사람들도 차량을 다른 곳으로 몰고 갔다 되돌아와서 합류해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이처럼 세상에는 지나보면 이해되는 일들이 많다. 미래시점에서 과거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러나 현재시점에서 미래를 점치기 어렵고, 이것이 사람의 한계다. 사람이 미래를 완전히 선점한다는 것은 착각이지만 권력자들이나 잘나가는 사람들은 이런 오류의 덫에 자주 빠지곤 한다. 자고로 미래를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져야 개인이나 사회나 나라가 든든해진다. 정의가 강물처럼 넘치는 세상을 추구하되, 그러나 서로 사랑하며 용서하는 관용도 같이 가야 행복한 세상이 된다. 나만 옳다는 일방통행의 착각이 많아지면 서로가 불행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런 좌충우돌이 다반사가 아닌지 겸허히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다. 26년간 옥중생활을 했던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는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의 회고록에서 말했다. `용서하되 망각하지 않는다`고. 일생을 걸고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만델라는 흑백 인종차별을 넘어 남아공 초대대통령을 역임했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