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심 한가운데 도시의 허파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하는 두 개의 공원이 있다. 장미원이 있는 남구의 울산대공원이 그것인데 목하 260여종의 6만 송이에 이르는 장미만발을 구경하기 위해 장미축제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또 하나는 도시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중구에 위치한 태화강대공원이 그것이다. 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태화강에는 연어ㆍ황어ㆍ붕어ㆍ누치와 숱한 물고기들이 뛰놀고 있고, 너구리 가족과 수달도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공단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자연 속 아늑한 휴식처가 있는데 선암호수공원이 주인공이다. 본디 선암저수지의 조성 목적은 낙동강물의 원활한 공급이 안 될 때를 대비해서 울산공단과 온산공단의 비상용수 공급에 있다. 그래서 2백만톤의 물을 저장하고, 30미터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선암저수지가 번데기가 나비로 환골탈태하듯 변화의 순간을 맞아 선암호수공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호수공원은 구간별 산책로 조성으로 한 시간여 호수를 끼고 산책하다보면 세상 시름을 떨치며 자연을 호흡할 수 있다.
축구장에는 걷기대회 및 각종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데 평일에는 게이트볼을 하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축구장 바로 뒤편에는 암벽등반 코스가 조성돼 있으며, 작은 규모의 호수공원 숲속도서관과 드림피크닉광장도 마련돼 있다. 이런 기반시설과 더불어 이곳의 미니종교시설은 2011년에 조성됐는데 전국에서 가장 작은 사찰과 교회와 성당으로 한국기록원에 등재되어 있다. 테마종교시설은 낮은 산자락 앞에 도착해 안내판을 따라 오르면 동물보호단체에서 기증한 `다람쥐 저금통`이 보인다. 동물보호 단체나 방문객들이 도토리나 나무 열매 등을 가져다두는 모이통이다. 이제 그곳에 먹이가 있는 줄 아는 다람쥐들이 잘 찾아오고, 그 주변으로는 비둘기가 사람들이 나타나도 도망가지 않고 벌레나 모이를 쪼아 먹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호수교회(湖水敎會)는 선암호수공원 안에 있다는 뜻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길이 2.9미터, 폭 1.4미터, 높이 1.8미터로 2011년 9월 28일 완공했다. 호수교회는 미니교회로 한 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다. 성경책이 펼쳐져 있고, 헌금함에 헌금도 할 수 있다.
신자들이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아 조용히 기도한다면 하늘의 응답을 받을 것이다. 안민사(安民寺)는 울산시민과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평안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길이 3미터, 폭 1.2미터, 높이 1.8미터로 2011년 9월 26일 완공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곳을 찾는 불자들과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도량이다. 성베드로 기도방은 가톨릭의 표상인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는데 예수님의 수제자(首弟子) 베드로의 이름이 붙여졌다. 길이 3.5미터, 폭 1.4미터, 높이 1.5미터로 2011년 10월 4일에 완공했다. 호수공원을 찾는 신자들과 시민들이 하느님의 자비와 평화를 얻도록 꾸며졌다. 사람은 누구나 발로 땅을 딛지만 머리는 하늘을 이고 살아간다. 단순히 의식주 해결만 애쓰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근원적인 의미를 캐고 싶은 것은 본능적인 이끌림일까. 그런 일말의 마음을 갖고 있다면 선암호수공원의 미니종교시설에서 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작은 종교시설로 꾸려졌기에 정감이 가는 아기자기한 이곳에서 수고하고 무거운 인생의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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