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회>영화관람 후유증
 
하송 시인
 

 

▲  하 송 시인

몇 달 만에 영화 관람을 했습니다. 생각지도 않다가 우연히 단체로 보게 되었는데, 상영 중인 영화 둘 중에서 고르라고 했습니다. 영화가 모두 폭력적으로 보였는데, 그나마 덜 무섭게 생각되는 영화로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도 천만 관객이 넘은 영화로 이미 본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다짜고짜 사람들을 죽이면서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천하무적 악당 앞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끔찍한 장면은 쭉 이어졌습니다. 특히 무서운 장면에선 몸까지 들썩거리며 깜짝 놀란 후에 민망해서 옆을 바라보니, 내 오른 쪽에 앉은 일행도 함께 몸이 움찔하는 것이 전해졌습니다. 너무 여러 번 놀라느라 옆 사람 눈치가 보였는데 동지가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공포 분위기 속에서 어이 없이 잠깐 졸기까지 했습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아직도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습니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악당 앞에 불안, 초초, 공포,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끝이라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했는데, 결론까지 희망을 비켜갔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오는데도 한참을 일어서지를 못했습니다.

 

시리즈 영화라서 다음 후속편이 이어지기에, 한편 이해는 되면서도 왠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옆의 상영관에서 영화를 본 일행들이랑 뷔페식당에 모였습니다. 그쪽 영화는 더 폭력적인 19금 영화로, 자르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 한마디만으로도 너무 무서워서 더 이상은 깊이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얼떨떨한 상태로 계속 영화 속에 침잠한 채, 현실로 쉽게 돌아와지질 않았습니다. 기분이 무겁고 머리가 띵~하고 몹시 피로감이 밀려왔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각양각색 산해진미를 입속에 밀어 넣기는 하지만, 무슨 맛인지 제대로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물 두 컵을 연달아 들이켰습니다. 맛을 제대로 못 느끼며 아마도 짜게 섭취한 듯 했습니다. 집에 오니 영화 어땠냐고 아들이 물었습니다. 폭력적이고 심한 생명 경시 영화를 왜 만들며, 그것을 재미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하자, 우리나라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써 아들도 봤는데 재미있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주제는 생명경시가 아닙니다. 오히려 수많은 목숨을 지키려고 영웅들이 힘을 모아서 악당과 맞서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악당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사람을 너무 가볍게 죽이는 장면이 계속 되기에 잔상(殘像)이 쉽게 떨쳐지질 않았습니다. 다음 날 일어나보니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온 몸이 아파왔습니다. 다른 날에 비해서 특별히 한 일이라고는 영화관람 밖에 없는데,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 오른쪽에 앉아서 영화를 함께 본 동료 역시 2시간 30분을 긴장과 공포에 떨면서 영화를 봐서인지 온 몸이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내 왼쪽에 앉았던 선배는 재미있는 걸 별로 못 느껴서 그렇지, 무섭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0대 여자 일행들은, 영화가 아주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근육으로 다져진 특정 남자배우가 너무 멋지다며 무척 행복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똑같은 영화를 보면서도 이렇게 시각차이가 크고 세대차이가 느껴지는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그러면서 한 편, 내가 또 교육적인 시각에서 필요이상으로 열을 내는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되었습니다.

 

폭력 사건이 일어난 후에 범인의 인터뷰를 보면, 폭력적인 영화를 보고 나서 주인공을 따라했다는 내용을 많이 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학교에서 교육을 잘 못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교로 화살을 돌립니다.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서 학교, 사회까지 아울러서 실생활 중에 모든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정과 사회에서는 전혀 반대의 상황을 겪으며 오직 학교에서만 가르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화, 텔레비전, 컴퓨터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시청각 매체의 영향은 상상을 초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에게도 영향이 크게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영화를 오락적인 측면에서 봐야 하는데 교육적인 측면을 대비하며 걱정하는 내가 문제가 많은 것인지,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혼자 끙끙댑니다.


 
기사입력: 2018/05/22 [17:08]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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