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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6회 > 화장실에 대한 보고서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8/06/03 [19:39]

 
오늘도 나는 좌변기 위에 앉아 똥을 싼다. 비데로 세정하고 따순 바람으로 똥구멍을 말린다. 여기에는 신문지나 헌책을 잘라 만든 화장지도 보이지 않는다. 환풍기가 구린내를 모두 핥아 먹는다. 떨어진 밥풀이라도 주워 먹을 수 있는 화장실에서 똥을 싸는 것은 이제 삶의 기본이 되었다. 주간지 누드사진을 보고 오줌발의 길이를 계산해 보다가 시들해지면 네 귀가 잘 맞는 사각 타일에 손봐 줄 놈 이름을 썼다가 마음을 바꿔먹고는 물 내림 손잡이를 아래로 제킨다. 양변기 속에서 세상을 한 바퀴를 돈 물이 똥을 데리고 가늠할 수 없는 미로로 사라진다. 허무는 화장실에 있었다.

 


 

 

▲ 정성수 시인     

변소는 일반적으로 화장실 또는 WC, 토일렛Toilet이라고 한다. 일차적으로는 인간의 대ㆍ소변을 처리하기 위한 편의시설이다. 변소를 옛날에는 `뒷간(뒤에 있는 공간)`이라고 불렀다. `뒷간`은 `뒤를 본다`라는 말로 `똥을 눈다`라는 우리말이다. 뒷간이라는 말 이외에도 `측간間(옆에 있는 공간) 또는 칙간(사투리)`, `정방淨房(몸속을 깨끗이 하는 공간)`, `북수간(뒷물을 하는 공간)`이라고도 한다. `측간`은 강원도와 전라도 지방의 사투리다. `정방`은 함경도 지방의 사투리이며, `복수간`은 방언이다. 지역에 따라 `똥구당` 혹은 `똥구덩`이라는 말도 사용한다. 변소便所(대소변을 보는 공간)에는 푸세식과 수세식이 있다. 푸세식은 땅에 녹강이나 큰 독을 묻고 나무도막을 11자형으로 걸쳐놓고 그 위에 올라앉아 볼일을 보는 방식의 화장실이다. 수세식 변소는 변기 내의 오물을 일정량의 물을 흘려서 처리하는 방식의 화장실이다, 조선시대 임금님은 화장실에 가지 않고 `매우틀` 또는 `매화틀`이라는 좌식변기를 사용했으며, 임금님의 똥을 `매우` 또는 `매화`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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