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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문은 동시에 열리지 않는다
 
박정관 굿뉴스 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8/06/10 [17:59]
▲ 박정관굿뉴스 울산 편집장    

어릴 때 병으로 죽게 됐던 소년은 하늘의 은혜를 입어 소생됐고, 그 연유로 자신의 일생을 신에게 의탁하며 신학공부를 마치고 목회자가 됐다. 70이 되자 현직의 목회현장에서 은퇴한 그분은 죽을 날만 기다리는 환자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봉사로 노익장을 발휘했다. 우리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로 요양병원이 많이 생기자 그 분은 호스피스 봉사를 내려놓았다. 그 대신 교도소와 요양병원 같은 음지의 소외된 자들을 찾아가며 위문공연을 베풀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다. 필자가 작은 신문의 편집장이다 보니 취재요청을 받아 수년간 그런 활동상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울산구치소, 밀양구치소, 경주교도소도 같이 동행하며 다녀왔었지만 그런 곳은 보안상으로 일체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교도소 측의 담당자가 이메일로 보내온 사진에는 재소자들의 정면 모습은 담기지 않았고, 전체의 뒷모습 일부가 담기는 정도였다. 합창단과 하모니카와 기타연주와 무용을 선보이는 일행들과 함께 할 때면 회사에 소속된 사람들은 직장신우회 이름으로 빵과 음료 같은 간식을 후원했다.


외부와 격리된 영어의 몸이라 그런지 재소자들을 대면하는 위문공연의 처음에는 긴장한 공기가 흐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고 행사가 끝나는 시간에는 항상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을 받곤 했다. 재소자들의 각자 다양한 사정을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찾아가 위문하며 격려할 때 다시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바랐었다. 설교를 통해 위로를 전하는 목회자의 마지막 당부도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었다. 필자가 난생 처음 울산구치소에 함께 동행 할 때 잊을 수 없었던 경험은 이것이다. 교도소를 출입할 때 인원파악 후 신분증을 제시하면 방문 비표를 나눠준다. 그것을 목에 걸고 교도관의 안내를 따라 정해진 장소로 이동했다.
바깥의 여느 건물과 다른 것은 두 개의 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게 장치된 것이었다. 하나의 문이 열리면 반대쪽에는 닫히는 까닭에 도주방지에는 최선이었다. 구속된 마당에 설혹 영화의 주인공 빠삐용처럼 탈주를 꿈꾸더라도 금세 교도관에게 발각당하고 말 것이다.


경찰차량의 뒷문은 범죄 수배자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안에서 열어도 열리지 않게 된 것과 비슷하다. 그 날 일정을 마치고 귀가한 필자는 밤늦게까지 곰곰이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개의 문은 동시에 열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마침내 선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기회의 화살이 수없이 우리를 지나가지만 정확히 과녁에 명중시키기 위해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도매도 잘하고 소매도 잘하기가 쉽지 않다. 실력이 출중한 선수였다 하더라도 꼭 훌륭한 감독이 되라는 보장은 없다. 농부가 이른 봄에 파종한다고 가을걷이에 반드시 풍성하게 수확한다고 할 수 없듯이. 국어에는 맞춤법이 있고, 영어에는 문법이 있고, 수학에는 공식이 있다지만 인생에는 수많은 변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인생은 수없는 선택의 결과물이다. 때론 지난 실패가 뼈아프게 현재를 발목잡고, 현재의 어려움이 미래를 속박하기도 한다. 이때 특별한 비법은 없다. 묵묵히 하늘에 순응하며 후일을 도모할일이다. 태화강 철새가 순간 날개를 퍼덕여 물고기를 낚아채듯이 또다시 기회의 날개를 장착하고 새로운 문으로 날아가는 날이 곧 이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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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10 [17:5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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