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식적인 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기욱 스탠퍼드대학교 한국연구소 소장은 12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이번에 나온 공동합의문은 새로운 배우들이 등장시키고 내용을 좀 비튼 옛날 영화를 다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이 버전이 어떻게 끝날 것인지 우리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많은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는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북미정상회담 이후 갖게 된 의심을 선의로 해석을 할 가치가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북미정상회담을 수락한 이후 시종일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에선 CVID에 대한 토론이 없었고, 공동합의문에서도 이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북미정상회담 승자는 김 위원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신 소장은 CVID는 북한이 핵 계획 기본틀을 공개했던 초기 단계(2003년)에서는 유용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CVID가 더 이상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고, 김 위원장이 CVID를 쉽게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 소장은 이런 상황이 나쁜 건 아니라면서, CVID는 북한이 핵무장 필요성을 더 이상 느끼지 않는 정상국가가 될 때에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공동합의문은 비핵화 뿐만 아니라 북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미래 협상을 감안하면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 주 북한 고위급 대표와 다음 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과정에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중국과도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신 소장은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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