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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생각하다
 
한채영시인   기사입력  2018/06/13 [20:36]

 공항 갤러리 해바라기 앞에서 사진을 찍다 고흐를 생각한다 가끔 비행기 소리가 난다 바람을 몰고 온 비행기는 하늘 배경이다 빠르게 물감의 두께만큼 그림을 그린다 나의 둥근 얼굴이 해바라기 같다 화병에 꽂힌 고흐의 가족들 나를 닮은 해바라기들이다 갤러리 안에서 서성이거나 창밖을 보며 나를 지키는 작은 해바라기들, 우도를 가는 내내 나의 화병에 꽂혀 있다 지나간 시간이 눈가 주름을 만들고 내가 품은 은유의 시안은 그려지지 않는다 혹은 우울로 도사리고 있는 해바라기인지도 몰라 체온은 사라지고 채색으로 나이를 멈추고 지나온 계절의 주름은 붓끝에 숨어 있다 생각들은 어디로 숨었을까 눈동자는 속도의 두께보다 빠르게 점을 찍는다 솜털이 멈춘 해바라기 껍질은 숨을 쉬지 않는다 거실 액자 속 스카프를 한 저 여인은 멈춘 시간을 산다

 


 

 

▲ 한영채시인    

여행 길 공항 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를 만난다. 해바라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초상화를 그리는 복사기다. 물감의 두께만큼 선명해져 오는 배경들, 화병에 꽂힌 해바라기가족처럼 나의 가족은 갤러리 안을 서성이며 서로를 지키는 작은 해바라기들, 우도를 가는 내내 나의 생각은 화병에 꽂혀 있다. 근간에 시작한 그림에 덧칠을 한다. 지나간 시간이 눈가 주름을 만들고 내가 품은 은유의 시안은 잘 그려지지 않는다. 붓끝에서 오는 생각들 거실 벽에 걸린 해바라기는 멈춘 시간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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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13 [20:3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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