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를 들고서 꽃밭에서
이 꽃 저 꽃
사진을 찍었습니다

렌즈 속으로 확
뛰어드는 꽃

그 여자가
좋아하던 꽃

그 여자를 찍듯이
꽃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람에 꽃잎 하나 떨어집니다

▲ 정성수 시인

사진寫眞이란 광학적 방법으로 감광 재료면에 박아 낸 물체의 영상을 말한다. 이는 카메라의 기계적 과정과 필름을 통한 빛이 화학적 반응을 거쳐 최종적으로 인화지에 사물의 형상이 나타난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현재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형성하고 풍부하게 해 주는 중요하고도 강력한 동력이다. 그런 까닭으로 사진은 빛의 미학이라고 한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의 급속한 보급과 아울러 대중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핸드폰에는 카메라 기능이 첨부되어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길거리를 지나 가다도 남기고 싶은 대상이 있으면 주저 없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풍경은 쉽게 볼 수 있다. 거기다가 필요한대로 편집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 사진을 찍는데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된다. 아무나 찍어도 되고 아무렇게나 찍어도 나오는 사진이 난무하는 이 세상 어딘가에 마음을 찍을 수 있는 사진기나 마음을 찍는 사진사는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