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특히 자영업자 등 저소득층에 치명적이다. 울산의 주력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는 빨간불이 들어 온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 준비 이사회가 지난 13일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곧 우리나라 기준금리인상을 압박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행이 더 이상 금리인상을 미룰 명분이 없어졌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비교적 소득수준이 높아 안정적인 가계보다 저소득층이나 주택담보대출자 등 대출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금리인상 시기와 최근 고용부진과 경기침체 여파가 맞물리면서 급작스런 경기불황이 닥칠 경우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주택담보 대출자와 저소득가계가 속출해 경제에 이중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울산 동구지역의 경우 현대중공업의 일감부족으로 무급휴직이나 실직가정이 늘고 있는 상태다. 이렇다보니 단기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런 상황에서 울산지역 아파트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아파트가격의 급락은 주택담보대출자나 저소득가계의 자산가치의 감소를 의미한다. 지난달 울산의 아파트 가격 하락률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가격이 하락하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제거하는 효과와 내 집 마련을 위한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급격한 집값하락이 지역경제에 큰 충격을 줄 공산이 크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저금리기조가 아파트가격을 터무니없이 밀어 올렸다. 아파트 분양광풍이 저소득 서민층까지 은행에 대출을 받아 아파트 투기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금리가 인상되면 청정을 모르고 치솟던 부동산 버블이 터질 것이고 그러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가계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불불능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가계부도는 지역경기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것이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위기에 빠진 지역경제 실정을 감안해 울산시 등 관련기관이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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