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4개 구(區)에 시설된 물놀이장 중 상당수가 우레탄 재질로 된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물놀이장 주변은 보도블록이나 시멘트 등으로 조성하면서 왜 하필이면 아이들이 직접 뒹굴며 노는 놀이시설 밑바닥은 우레탄 재질로 설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밝혀졌듯이 이들 설비 속에 납 성분이 포함돼 있어 이번 여름 동안 우리 아이들이 물놀이장이 아니라 유독 성분을 즐겨야 할 판이다.
이런 안전성을 세심히 살피지 않고 한곳에서 좋다고 하면 너도나도 덤벼드는 군중심리가 문제다. 여름철에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물놀이장이 인기를 끌면서 2014년부터 울산 각 기초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물놀이장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울주군을 제외하고 현재 중구ㆍ남구ㆍ동구ㆍ 북구 등 4개 지자체에만 모두 12개가 조성돼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수요에 부응해 허급지급 물놀이장을 조성하다보니 각 지자체가 정작 중요한 시설물 유해성 검증을 소홀히 했다. 검증을 거쳤다면 전국이 유레탄 트랙 납 성분 검출로 떠들썩했을 때 `물놀이 장은 안전하다`고 천명했을 텐데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던 걸로 봐 검증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크다.
상당수 물놀이장 놀이시설 밑바닥이 우레탄 재질로 설비돼 있는 건 심각한 문제다. 유해 성분이 전혀 없다면 다행이겠지만 시교육청이 발표한 우레탄 트랙 유해성 조사결과를 보면 물놀이장 시설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2011년 시 교육청이 유해성 사실을 알고 우레탄 트랙 검증을 지시했지만 2014년에 설치한 학교 11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따라서 같은 해에 물놀이장을 설치한 각 지자체들이 이런 유해성을 염려해 철저히 검증한 뒤 우레탄 바닥을 깔았다고 볼 수 있겠는가. 대부분 지자체들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에 걸쳐 물놀이장을 개장한다. 따라서 우레탄 시설물의 유해 가능성 여부를 서둘러 조사해야 한다. `지금까지 잘 지내왔으니`라는 방심 때문에 가능성을 무시하고 개장을 강행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유해성분 검증을 실시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계획대로 개장하되 하자가 있으면 개장을 연기하고 우레탄 밑 바닥재를 걷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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