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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낭콩이 될 거야
 
조소영 다전초교사   기사입력  2018/06/27 [19:51]
▲ 조소영다전초 교사    

봄에 심었던 강낭콩이 떡잎이 나고 줄기가 길어지며, 쑥쑥 자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렸다. 아이들의 관심과 돌봄으로 한살이를 돌아 `강낭콩`이 되었다.

 

작은 콩 한 알이 그런 한살이를 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아이들이 `강낭콩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 강낭콩의 성장이 놀라운 것은 그 모든 과정이 참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주말만 지나고 오면 한 뼘씩 자라고, 주말만 지내고 오면 꽃을 피우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니 그 자람이 아이들 눈에는 놀라운 것이다. 달리 보면 우리 소박한 학급의 아이들의 성장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들은 모르는 `큼`, 강낭콩에 비해 느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자람이 오늘 새삼 소박한 교사는 신기하다. 사람의 한살이는 강낭콩에 비해 느리고 길며, 몸이 자란 다음에도 마음이 다 자라야 열매를 맺는다. 소박한 교사는 아이들의 몸의 자람을 돕고, 아이들은 소박한 교사의 마음의 자람에 밑거름이 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함께 자라고 있다. 

 

강낭콩의 한살이를 관찰하면서 아이들과 아꿈밴의 노래 `강낭콩`을 자주 불렀다. 유튜브에서 열어 함께 부르면서 강낭콩에게 필요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난 자라서 어떤 싹을 틔우고 또 내 잎은 얼마만큼 자랄지, 난 자라서 어떤 꽃을 피우고 내 열매는 언제일지 궁금해. 난 니가 주는 물과 밝은 빛이 있다면 네가 있는 곳이 또 충분히 따뜻하다면 나를 잊지 않을 만큼 너 관심을 준다면 자라서 강낭콩이 될 거야` 노원준님의 작사인데 가장 인상 깊게 느끼는 부분이 아이들과 소박한 교사 모두 `강낭콩이 될 거야` 부분이다.


그 녀석들의 모든 노력은 강낭콩이 되기 위한 것이다. 강낭콩들이 다시 강낭콩이 된 것은 칭찬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 많은 것이 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노래를 부를 때 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 아이들은 나름의 건강한 강낭콩이 되어 가고 있는데, 그 신비로운 과정을 거쳐서 말이다. 만약 한 아이가 `엄마 나는 자라서 어른이 될 거야. 난 자라서 걸음을 배우고 키도 크고 몸도 자라서 멋진 어른이 될 거야.

 

난 가족이 주는 식사와 사랑이 있다면, 그리고 내가 지내는 곳이 따뜻하고 안전하다면 나를 잊지 않을 만큼 관심을 준다면 자라서 어른이 될 거야.`라고 말한다면 어른들의 반응은 어떨까? 어른은 다 되는 거야하고 아이들의 성장을 무시하지는 않을까? 넌 더 큰 꿈을 가져야 해 하고 아이들을 닦달하지는 않을까? 소박한 교사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것이 새삼 정말 대단하게 생각된다. 안전한 가정과 따뜻한 음식, 그리고 너를 잊지 않을 만큼의 관심을 줄 터이니 자라서 좋은 어른이 되거라. 소박한 학급은 봄에 `꽃과 함께하는 인성교육`에 동참했다. 전교생이 모두 함께 하는 인성교육활동이었는데 직접 심고 관심을 가지며 돌보면서 이름을 지어 불러주고 편지도 쓰고 그림도 그려주는 일련의 활동들이었다.

 

노란 재배상자에 아이들이 화단의 흙을 가려 담고 모종을 옮겨 심고 기다렸다. 물을 주고 기다리고, 이름을 붙여 푯말을 만들어 주고 기다리고, 인사하고 기다리고, 그 긴 기다림 끝에 봄에 한 달 내내 예쁜 꽃을 보여주었던 노랑이와 흰둥이가 6월에 시들었다. 한 해 살이 화분이라 그 수명을 다한 것이다. 노랑이와 흰둥이라고 아이들이 이름을 지어준 초화류이다.

 

아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고 수명을 다하였다. 꽃이 핀 과정에서 돌봄을 자처한 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출근길에 그 아이가 끙끙 대며 온 화단의 재배 상자에 물을 다 주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 노랑이와 흰둥이를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 옆의 다른 학년 다른 학반의 화분까지 돌보고 있는 것이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더니 흰둥이와 노랑이에게 물을 주고 나니 그 옆의 화분들이 흙이 말라 있는 것이 보이더라고 그래서 하나 둘 씩 주다보니 그 많은 것들을 다 주고 있었던 거라고 그 아이가 이야기 했다.

 

아이의 마음이 너무 이뻐서 미소가 나왔다. 친구들 앞에서 흰둥이 노랑이 아빠 그 아이 이야기를 했다. 함께 칭찬박수도 쳐 주고 감사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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