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시집와서 그 아이 얻었었지 마음은 푸르렀고 목청도 우람했지 그늘을 따라다니며 엄마엄마 불러대는
詩이야기: 한여름 울창한 나무숲을 옮겨 다니며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쟁쟁하다. 그 무렵 더위는 절정에 닿았다. 쩌렁쩌렁하게 울어대던 여름은 먹먹하게 지나갔다. 어머니 세대는 딸이 있어도 아들을 간절히 원했던 시대였다. 아들을 못 낳아 애태우시던 그 시절 얘기를 자주 들려주셨다. 올여름은 유난히 어머니가 생각을 많이 했다. 아들이란 이름만 들어도 든든하다고, 딸 일곱 두고 불혹에 얻은 아들, 어머닌 늘 아들 생각을 많이 하셨다. 혹시나 아프지나 않을까 늘 노심초사였다. 자나 깨나 자식들 걱정뿐. 나이가 들고 돌아보니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 끝자락에 풀벌레 울음도 슬프고 외로웠다. 12월이면 첫 기일이 다. 살아계실 땐 몰랐는데 가시고 남은 자리가 더 휑하다. 앞으로 한여름 땡볕이 얼마나 더 따가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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