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정유업계는 수익성을 좌우하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상회하고 있어 2분기 업체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은 정유업계에 희소식이다.
정유업계는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하는데 원유를 구입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국제 유가가 급격히 올랐을 경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체 4사는 재고 관련 이익 축소와 함께 정기보수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인해 올해 1분기 비교적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1천661억원, 영업이익 7천1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GS칼텍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7천953억원, 영업이익 2천807억원, 당기순이익 1천8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1%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2.0%, 68.0%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4천109억원, 영업이익 2천5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3.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천8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7천730억원, 영업이익 3천1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천2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6% 감소했다.
정유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자동차용 석유제품 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한편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에서의 등유ㆍ경유 재고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에 대한 수익성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금융투자업계에서도 2분기 정유업계 실적과 관련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점치고 있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9천억원, 영업이익 9천300억원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21% 증가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고도화설비가 지난 4월 재가동 돼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다.
매출은 8조4천억원, 영업이익 5천억원을 기록할 수 있으며 전년동기대비 매출 21%, 영업이익 140%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에쓰오일은 사우기 공식 원유판매(OSP) 가격 하락에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 사우디 OSP 프리미엄 하락은 아시아 정유기업의 매출원가 하락과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사우디 원유를 가장 많이 도입하고 있는 업체가 에쓰오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에쓰오일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1천500억원, 영업이익 5천억원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88% 늘어난 매출 4조9천500억원, 영업이익은 4천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정제마진 감소 요인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유업체 4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대략 2조5천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이 낮아진 부분은 2분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도 "국제유가의 오름세로 인해 정유업체의 2분기 실적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김조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