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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울산경제, 변화와 혁신으로 극복해야
 
김상국 경제학박사 전 울산농협본부장   기사입력  2018/07/11 [19:29]

초기 르네상스를 빛낸 네덜란드 화가 제라드 다비드의 작품 `페르시아 왕의 재판`은 고대 페르시아의 캄비세스 왕이 부패한 판사 시삼세스를 벌하기 위해 그 당시 가장 극형에 해당하는 산채로 가죽을 벗겨 죽이는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7월 1일자로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가 일제히 시작되었다.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맞아 새 목민관들에게 거는 주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고 엄중하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6ㆍ13 지방선거에 나선 선량들은 너도 나도 `변화와 혁신`을 약속하였다. 그런데 혁신(革新)이란 낡은 살가죽을 벗겨내고 새것으로 바꾼다는 말이니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겠는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이자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경제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해온 울산이 최근 몇 년간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미ㆍ중간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자동차 및 관련 산업의 타격은 해양조선업의 구조조정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제에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대한민국 어느 곳보다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이 큰 지역이 바로 울산이라는 뜻이다. 혁신은 필연적으로 변화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려는 많은 노력들이 실패를 경험했다. 그것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전략부재의 영향이 크다.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읽는 힘,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세상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급하게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무모한 시도는 항상 실패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혁신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정부를 포함해 온 나라가 혁신을 외치고 혁신에 매달리고 있으면서도 정작 실행단계에서는 여전히 거부의 대상이고, 기피하고 싶은 말이며, 부담스러운 활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혁신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며, 역동적인 활동으로 보지 못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말 재주 쯤으로 간주한다. 현대경영학의 구루(Guru),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혁신을 "기업가정신의 구체적인 발로이며, 똑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제대로 된 혁신은 세상을 바꾼다.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미래소득을 담보로 고가의 재화를 바로 살 수 있게 해주는 할부구매방식이나 해운업의 생산성을 일거에 4배나 향상시킨 컨테이너 운송방식 모두 혁신의 성과물이다.

 

우리나라도 60~70년대에 기업가정신이 남다른 몇몇 인물들에 의해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경험한 적이 있다. 특히 울산지역은 정주영이라는 걸출한 기업가에 의해 오늘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과거와 같은 기업가정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과거와 같은 정경유착이나 특혜가 없어져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먹고 사는 데에 대한 절박함이나 성공과 출세에 대한 가치관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정부의 정책기조가 출범초기의 소득주도 성장 중심에서 혁신성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울산은 혁신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2, 제3의 정주영을 키워내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개선을 통해 건전한 기업활동을 옥죄고 있는 규제들을 과감히 혁파하고 다양한 금융ㆍ세제 지원을 통해 원활한 경영활동을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특히, 꿈많은 젊은이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창업풍토를 조성하여 중후장대(重厚長大) 일변도의 울산 산업구조를 미래지향적인 산업구조로 전환해 나가야한다. Change is chance (변화는 기회이다). 변화는 분명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동시에 기회도 가져다준다는 말이다.  요즘같은 격변의 시대에 미리 정해진 답은 아무것도 없기에 조금 틀려도 좋고, 조금 달라도 좋다. 멈춰있는 시계는 정확하게 하루 두 번은 시간을 맞추지만, 1분 틀리는 시계는 하루 종일 시간이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에게 어느 시계가 더 필요한지는 누구나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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