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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2회 > 풋고추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8/07/15 [18:40]

 엄마가 텃밭에서 따온 풋고추를
아빠가 된장에 찍어 물 말은 보리밥에 맛있게 먹는다.
나도 아빠 따라 된장에 푹찍어
한 입 꽉 깨물었다. 입안이 얼얼하고 눈물이 났다.

불나는 입안에 찬물을 가득 물고
손부채질을 하고 있는데
고추를 잘 먹어야 빨리 어른이 된다고
남자는 배추밭에 물을 잘 줘야
아침마다 풍성한 밥상을 받는다고
할머니께서 내 궁둥이를 툭툭 치며 말씀하셨다.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의 귓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색시를 얻어 봐야
그 뜻을 확실하게 알 것 같다-

 


 

▲ 정성수 시인    

풋고추라 하면 보통 푸른빛이 돌고 길이가 한입으로 베어 먹을 정도로 적당한 고추를 말한다. 풋고추는 비타민C가 풍부한 녹광고추, 매운맛이 강한 청양고추, 표면이 올록볼록한 꽈리고추, 식감이 아삭아삭한 오이고추로 나눈다. 모두 특성이 분명하고 쓰임새가 다채로워 식탁의 감초다. 이처럼 다양한 풋고추는 요리에서 주연이자 조연 역할까지 두루 맡고 있다. 국이나 찌개에 넣거나 양념장으로 쓰기도 하고, 속을 열어 김치로 채우거나, 비운 속에 과일을 넣어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요즘이야 먹을 것이 지천으로 깔려 있지만 배곯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사기 밥그릇에 보리밥을 퍼 담아 들고 마당가의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퍼 올린 물을 부으면 시원한 물말이 보리밥이 되었다. 반찬이라고는 된장에 풋고추가 전부였다. 사리문 밖 채전에 가서 통통한 풋고추 몇 개 따서 된장에 푹 찍어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 땡볕 여름도 맥을 못 췄다. 어느새 시장기도 가시고 힘이 불끈 솟았다. 그 여름에는 풋고추가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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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5 [18:4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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