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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중함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2018/07/18 [18:04]
▲ 이금희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현대자동차 정문 바로 앞 도로는 한때 병목현상이 심했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으레 `시간이 걸려 지나가는 길`로 인식했다. 필자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동구 남목동 자택과 시내에 있는 교회를 다니면서 그길로 오갔기 때문에 특히 출퇴근 시간에 얼마나 정체현상을 빚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산로가 개통되면서 차량들이 분산돼 지금은 차량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간다. 당시 방어진에 살고 있는 지인들을 만나러 가려면 현대미포조선 앞을 지나 방어진으로 가는 지나는 길밖에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길을 지나칠 때면 아찔한 높이의 울산대교 주탑(柱塔)과 지주(支柱)들이 하나씩 모양을 이루어나가고 있었다. 현장근로자들이 작업을 하느라 무전기로 송수신하는 모습이 눈에 익은 장면이 됐고, 높이 매달린 채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의 모습은 나무에 달린 매미처럼 작아보였다. 마침내 5년간의 공사가 끝나고 2015년 5월 울산대교가 개통식을 하던 날 필자는 시민들에게 개방된 이곳을 찾았다. 5월치고는 무더운 날씨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뜨거운 햇볕을 그대로 받아들인 아스팔트 위에서 치른 개통식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챙이 넓은 종이 모자를 쓰고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관계자들이 울산대교 전망대를 둘러보러 간 사이 모든 참석자들은 울산대교 위를 직접 도보로 걸어 주변경관을 둘러보았다.


해병전우회에서 나온 사람들과 안전 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됐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난간 너무 가까이는 가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때 울산대교의 난간 높이가 조금 낮다고 느꼈지만 강풍에 견디기 위해 그렇게 설계됐다고 전해 들으며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할 수 있었다. 울산대교의 시행사 하버브릿지에서 교량의 상태와 안전을 위해 24시간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다. 필자는 울산대교가 금세 울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것을 지켜보면서 지인들이 울산에 올 때는 승용차로 울산대교 위를 지나며 이런저런 설명을 하면서 자랑하곤 했다.

 

또 울산대교전망대에 올라가서 대교를 바라보면 낮에도 그렇지만 특히 야간에는 주변의 불빛과 함께 멋진 조명을 선보여 감탄하곤 했다. 이런 울산대교가 최근 투신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소식으로 뒤범벅이 되고 있다. 지난 달 말에도 소방관 한 사람이 투신했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접했는데 장생포 회 센터 단골식당 주인은 시신을 수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전해주었다. 어린아이를 부탁한다는 유서가 발견됐다고 하는데 중년으로 알려진 그 사람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안타까울 뿐이다.

 

투신 사건이 이어지자 경찰은 택시를 타고 가던 사람이 울산대교 중간에 내려달라고 하면 정차 없이 바로 빠져 나가달라는 협조문을 기사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사실 울산대교는 일반차량들이 정차할 수 없는 교량인데 자살하려는 사람이 "친구의 연락을 받고 왔으니 내려달라"고 하는 바람에 무심코 하차시키면 뒤돌아볼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투신해버린다고 한다. 살기를 거부하려면 아주 어려운 결단이 필요하다. 때문에 당사자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고민하며, 방황했겠는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친구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면 어땠을까. 하늘이 정해준 시간까지 살아야 하는 게 우리의 본분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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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8 [18:0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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