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울음이 세상 어디 있겠는가 땅속에 처박혔던 목젖 활짝 열고서 외마디 절규에 한껏 박수갈채 치는데
사는 날보다 살기 위해 준비하는 날들이 백배 더 길다는 매미의 생애를 알아보았다. 무려 17년이란 세월을 깜깜한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다가 세상으로 나와 열 사나흘을 산다고 한다. 어둡고 긴 준비의 세월 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나비나 잠자리 등의 곤충들처럼 완전한 변태와 달리 끝내 불완전 변태로 태어난다는 사실을 백과사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매미는 한해살이의 과정 중 빠뜨려진 번데기의 삶을 보상받기 위해 저토록 뼈아픈 절규를 하리라.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면 이웃해 있던 수십 마리의 무리가 따라 울어 온 숲을 찌렁찌렁 울리게 하는 매미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아! 저들은 영혼이 쉴 수 있는 집이 필요하구나` 라고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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