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의 피서 명소로 소문난 어린이대공원이 고장난 편의시설을 한달 넘도록 방치하는가 하면 산책로 데크의 미끄럼 방지(논슬립) 테이프가 닳아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
부산은 19일 현재 9일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난 18일 밤 최저기온이 25.7도를 기록하는 등 이틀 연속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자 웰빙 피서지로 소문난 성지곡수원지는 한낮은 물론이고 야간에도 더위를 피해 산책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부산 금정산과 백양산 자락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의 숲속호수 성지곡수원지 일대는 우거진 숲과 완만한 `갈맷길` 산책로 등이 명품 웰빙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울창한 편백림 숲 사이로 경사진 지그재그형 데크 산책길에 들어서면 숲 내음과 서늘한 기운이 도심 아스팔트에 찌든 폭염을 식혀 준다.
이 데크를 따라 200m 정도 걸으면 탁 트인 성지곡수원지가 방문객을 반기고 호수 둘레로 약 2.8㎞의 숲속 산책로 `갈맷길`이 있다. 호수를 한바퀴 도는 수원지 갈맷길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삼나무 등이 우거져 도심에서 원시림 같은 청정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어서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찾아드는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성지곡수원지 입구의 데크 경사로는 미끄럼방지 시설이 닳아서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낀 날에는 미끄럼사고로 넘어지거나 발을 삐는 등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산책로의 입구는 숲이 우거진데다가 조명이 어두워 야간 산책에 나선 시민들이 통행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뿐만아니라 어린이대공원 화장실의 손건조기는 고장난지 한 달이 넘도록 방치돼 손을 씻은 후 말리지 못해 짜증을 더하고 있다. 간혹 오토바이들이 수원지 둘렛길에 들어와 굉음을 울리면서 매연을 내뿜고 달리기도해 산책에 나선 시민들의 자증을 더하고 있다.
평소 거의 매일 성지곡수원지 갈맷길을 산책하는 김 모(65)씨는 "여름철에는 밤에 성지곡수원지를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야간 안전시설이 미비해 불편은 물론이고 사고 위험이 우려된다"며 "부산시설공단이 안전문화대상 서비스업분야 단체상 수상 소식만 자랑하지 말고 안전시설 보강이나 고장난 시설물 수리부터 해 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황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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