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 난징에도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19일 LG화학에 따르면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7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 빈장 개발지구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조인식을 가졌다.

LG화학은 이곳에 20억달러(약 2조2천5천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내년 10월 상업생산이 시작되고 점차 규모를 늘려 2023년까지는 연간 32GWh(기가와트시)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전지도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현재 국내 오창공장, 미국 홀랜드 공장, 중국 난징 제 1공장, 폴란드 브로츠와프공장 등 4곳의 생산거점에서 연간 18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월 `2017년도 실적 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2020년에는 연간 7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8GWh에서 올해 말 34~35GWh로 생산능력이 늘리고 2020년에는 현재의 4배 가량인 7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대규모 투자 결정은 오는 2020년 중국이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할 때를 대비한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정부는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친환경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차별책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20년이 되면 이 같은 중국 내 친환경차 보조금이 전면 폐지돼 우리 업체들 역시 제약 없이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중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은 원재료 공급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중국에 본사를 둔 화유코발트와 전구체,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또 다른 축인 석유ㆍ화학에도 추가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다음주 이사회를 열고 여수 국가산단에 NCC(나프타 분해시설)를 포함한 세번째 석유화학공장을 신설하는 투자를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은 회사의 두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와 석유ㆍ화학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회사의 입지를 단단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연초 올해를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시설투자(CAPEX)와 연구ㆍ개발(R&D)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시설투자에 3조8천억원, R&D에 1조1천억원을 집행하겠다고 구체적인 액수도 제시했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기초소재부문의 고부가사업 및 관련 원료 확보를 위한 신증설, 자동차전지 분야 대형프로젝트 양산 대응 및 핵심 역량 확보 기반 확대, 소형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지 경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석유화학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은 이 같은 투자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김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