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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차ㆍ미포조선 임단협 타결 뒤에 기대하는 것
 
편집부   기사입력  2018/07/29 [19:02]

 현대차와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지난 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끝냈다. 현대차는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을 지난 27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붙여 가결시키고 임단협 조인식까지 마친 상태다. 미포조선도 노조원들이 합의안에 거의 60%나 동의해 임단협 의결은 끝났고 여름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 9일 이후 합의문에 도장을 찍는 절차만 남겨 두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해 올해 1월에서야 겨우 합의했던 사실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일 정도다. 그래서인지 올해도 여름휴가를 넘겨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20여 차례의 노사협상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조합원들의 합의안 투표도 무난하게 처리됐다.


이렇게 되기까지 노사의 현실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보호무역 장벽은 나날이 높아져 가고 해외 수출물량이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데다 내수시장 판매량마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니 노사 모두 정신이 번쩍 들었을 법도 하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의 이런 판단은 지극히 현명하고 타당한 것이다.


옛말에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처럼 자동차 판매가 어려울 땐 사측에 대한 협상수위를 낮추고 회사가 잘 나갈 때 큰 것을 요구해야 사측도 이를 수용할 여지가 생길 것이다. 이번 노사 합의 내용만 봐도 그렇다. 당초 노조는 기본급 11만 5천원 인상을 요구한 반면 회사는 "3만 5천원 이상 줄수 없다"고 버텼다. 그러나 결국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4만 5천원  선에 합의했다. 지난 1월 2017년 임단협 인상폭이 5만 8천원이었는데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11만원 가량을 또 내 놓으라고 했으니 회사는 기가 찼을 것이다. 하지만 근로자들이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회사도 아직은 그럴만한 역량이 있어 합리적 선에서 절충했을 것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번 임단협 타결로 22년 째 무분규 타결을 이어가고 있다. 미포조선이라고 해서 현재 울산동구를 휩쓸고 있는 `조선 불황 태풍`을 비켜갈 순 없을 것이다. 미포조선도 일감이 부족해 지난해 1월 노사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5월부터 유급 순환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와 상호 협조해 5개월 단위 유급 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일감 부족으로 인한 인력 축소도 계속되고 있다. 2016년 직영과 협력사를 합쳐 1만 200여명이던 인력이 지난해 8월 기준 7천 640여명으로 줄었다. 1년 새 2천 500여명이 생산현장을 떠난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는 기본급 동결이라는 회사 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 노사 분규로 더 큰 문제를 만들기보다 경우에 따라 양보해 회사부터 살리는 것이 구조조정을 피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서다.


이런 점에서 현대중공업은 새겨 둘 일이 있다. 우선 노사가 상생의 길을 터야한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을 중단하는 대신 기본급 동결과 임금 20% 반환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는 한사코 이를 거부하며 `다 내 놓으라`고 한다. 현대차 노사가 그랬고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실행했듯이 양측에 양보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제팔 제 흔들기`식이다. 이러다간 둘 사이의 간격만 점점 늘어나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


어느 한 쪽이 먼저 용단을 내려야 하는데 지금은 회사가 나서야 한다. 지금껏 사측이 근로자들을 위해 예외적 양보를 전격으로 실행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항상 근로자들이 벌어다 준 범위 안에서 施惠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을 뿐이다. 근로자들을 위해 각종 복지시설을 제공하고 임금 폭을 늘여왔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회사의 흑지 범위 내에서 취해진 조치였다. 다시 말해 사측이 근본적으로 손해 볼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8월 중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폐쇄된다, 그러면 직영ㆍ협력업체 직원 약 5천명이 실직자가 된다. 이들을 위해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사내 유보금 가운데 2천억~3천억 원 정도를 방출할 순 없을까. 그래서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자신들을 위해 땀을 흘린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순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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