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지표가 4개월 연속 후퇴했다. 외환위기 영향권 아래있던 2000년 12월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앞서 증가세를 보였던 생산지표도 광공업 부진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나란히 하락하는 등 전체 경기 상황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올해 전월 대비 산업생산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월 1.0% 증가했으나 2월(-0.2%)과 3월(-0.9%)에는 연이어 감소했다.
4월(1.4%)과 5월(0.2%) 두 달간 증가했으나 다시 마이너스다. 광공업 생산이 줄고 건설업 부진 등으로 산업생산이 꺾인 모습이다.
6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완성차 수출 부진과 부품 수요 감소로 자동차가 7.3% 감소했고 화학제품도 중국 수출감소와 일부 사업체 설비보수로 3.6% 줄었다. 그나마 반도체가 11.2% 증가한 점이 위안이다.
다만 통계청은 광공업 부진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광공업 생산지수는 전월에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2개월 연속 상승한데 따라 지난달에는 조정 압력이 있었다.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해 73.5%를 기록했다.
6월 건설업 생산은 전월 대비 4.8% 감소했다. 5월(-2.7%)부터 두 달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를 아우른 내수 부문 지표는 비교적 긍적적이었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보건ㆍ사회복지가 2.4% 증가했고 금융ㆍ보험이 0.9% 늘어난 결과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음식료품과 화장품을 포함하는 비내구재가 2.0% 증가했고, 신발ㆍ가방 등 준내구재는 1.4% 늘어났다. 다만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2.8% 줄었다.
어 과장은 "월드컵 특수가 있었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폭이 컸다"면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증가로 전환한 점에서 향후 기대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9% 감소하는 등 네 달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3월 7.8% 감소세로 접어든 뒤 4월(-2.7%)과 5월(-3.2%)에 이어 6월까지 줄었다.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7년 6개월 만이다. 외환위기 영향권인 2000년 9월부터 12월까지 네 달 연속 감소한 뒤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어 과장은 "그동안 설비투자에서 호조를 보인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이 한풀 꺾인데에서 기인한다.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설비증설이 2016년 6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근 1년 반 동안 대규모로 진행됐는데, 그 투자가 완료되면서 투자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어 과장은 "앞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 큰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월별로 등락이 있겠지만 둔화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 증설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기에 (설비투자가)급격히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김조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