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 하루는 짜증, 혈기로 아주 충만한 하루였다. 이가 아파서 병원을 가야 하는데 아침에는 시간이 없어서 오후에 갔다. 아픈 이를 꽉 물고 마취가 풀리지도 않은 채 다음 강의를 위해 본능적으로 운전대를 잡고 부산을 갔다. 날 기다리고 있는 수강생들 인원이 적어서 더욱 힘든 시간 그러나 진심으로 강의를 했고 열정으로 화답하시는 수강생들……. 내가 실버들과 함께하면서 느끼는 마음속에 있는 덩어리 하나를 꺼내어서 함께 나누었다. 오는 길 그분이 위로하신다. 잘했다. 참 잘했다. 네가 있기에 나도 좋다 하시는 그분의 말씀이다. 내 마음이 이렇게 좋은데 그분의 마음도 좋으실 것 같다. 나는 참 부끄럽다. 오늘 부렸던 짜증이…….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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