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의 요청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내용인즉슨 자기가 몸담고 있는 단체의 지도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논문 제목처럼 일목요연하게 그동안 겪었던 부정적인 사연들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한다. 들어보니 그럴싸하고 그 지도자의 처신이 잘못됐다고 판단된다. 자신이 희생하고 헌신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런 노력에 반대급부로 돌려받은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다도 여겨질 때 핏대를 올리면서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게 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만남은 필연적인데 서로의 만남이 축복으로 불려 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울메이트(soulmate) 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신경 쓴 만큼의 상대방의 관심과 헌신이 따른다면 오죽 좋을까. 그 사람은 다음번에 만난 지도자와도 처음에는 서로 죽이 맞았지만 곧 서로의 민낯이 드러나자 또 지난번처럼 부정적인 언급을 곧잘 했다. 그 사람은 우리도 알고 있는 사이였기에 대체적으로 그 내용에는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게 참 귀한 일인데 그것은 꽤 어려운 과정이라는 걸 새삼 발견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은 `조화로운 사람`, 나쁜 사람은 `나 뿐인 사람`이라고 풀이했다. 서로 조화로운 사람이 돼 하모니를 이룬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인기 걸 그룹 출신 멤버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자녀들과 단란한 모습을 비추기도 했는데 일전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호텔 카지노에 출입했고, 6억이나 되는 돈을 빌려 잃어버렸는데 그 돈을 갚지 않는다고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다른 멤버가 매스컴에 노출되자 급기야 본인이 나서서 "내가 당사자"라고 말하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그만한 돈은 적은 액수가 아니었고, 그 돈을 카지노에서 탕진했다고 하니 안타까웠다. 그나마 남편이 직접 나서서 언론에 "전적으로 아내의 잘못이었는데 잘 살피지 못한 나의 실책도 크다. 팬들에게 실망을 끼쳐서 사과드리며, 그 돈은 조속한 시일 안에 내가 다 갚을 것이다"라고 호소하며 자제를 당부했다. 이처럼 살다보면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럴 때 얼마나 서로 능동적으로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승패가 갈린다. 절기상 오늘이 입추(立秋)인데 이제 기존의 절기를 논하기에는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너무 색달라져버렸다.
원래 입추의 아침 저녁나절이면 선선하고 새벽녘 공기는 살짝 한기도 느껴지기도 했는데 올해는 111년 만에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고 있는 중이다. "더워도 너무 덥다"는 사람들의 소리가 아우성처럼 이렇게 많이 터져 나온 여름은 드물었다. 에어컨이 없으면 살 수 없고, "잠자는 한밤중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도저히 더워 잘 수가 없다"는 모두의 이구동성이었다.
그나마 어제 구름이 제법 하늘을 가려 그늘을 만들었고, 저녁 무렵 한차례 강한 소나기가 한 시간 가까이 세찬 기세로 쏟아져 더위를 조금은 몰아냈다. 오늘도 여전히 덥지만 한 여름의 폭염과는 달리 제법 누그러진 더위여서 견딜만하다. 100세 시대가 열렸다. 자살로 생을 종결하지 않는 다음에야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뜻하지 않아도 병이나 사고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흡사 마라톤과 같은 것이 우리네 삶의 풍경이다. 때로는 짧은 호흡이 절실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서 긴 호흡이 필요하고, 페이스 조절을 잘해야 완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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