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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거리에서 태극기를 보고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기사입력  2018/08/12 [19:02]
▲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중구청 홈페이지에서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태극기 아리랑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찾아 갔더니 성남동 공영주차장 옆 `큰 애기 하우스` 건물 앞 문화의 거리 곳곳에 태극기를 주제로 한 사진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전시 거리 북쪽에 을씨년스럽게 버티고 있던 옛 울산초교 가림막이 없어져 전시거리가 한결 밝아 보였다. 시립미술관이 들어설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는 지금껏 공사 때문에 가림막에 가려있었는데 이를 걷어낸 덕택인지 차단됐던 북쪽 시야가 탁 트였다. 우선 문화의 거리 안내 표지판부터 한 컷 찍었다.

 

횡단보도 건너편 「꿈의 정원」 작품에는 춘하추동 햇볕ㆍ바람ㆍ비를 견뎌낸 세월의 흔적이 조금씩 묻어나고 있었다. 빌딩 숲 사이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전시회의 현수막을 찬찬히 살핀 뒤 사진을 하나씩 찍어나갔다. 현수막에 붙은 태극기 사진들은 `고난과 세월과 기쁨과 사랑` 등 여러 모습들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현수막 맨 뒷부분에 무궁화 사진 몇 점과 시조 한편과 시조의 저자 프로필 사진 한 점이 담겨 있었다. 이번 전시회의 주최 측이 궁금해서 중구청 문화관광실에 전화를 걸었더니 관계자는 구청은 장소만 제공했고, 울산디지털 사진작가협회가 주관하고 있으니 그 쪽에 알아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그 단체의 대표전화를 받아 연결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울산 큰애기 하우스` 3층 사무실에 올라가 사진이 잘 나왔는지 살펴보았다. `3층 높이에서 사진 한 장을 담을까` 생각하면서 밖을 살폈더니 관계자인 듯한 여성 한 분이 전시회장의 리본에 달린 글귀를 살펴보고 있었다. 창을 열고 관계자인지 물었더니 그 분이 3층으로 올라왔다.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했는데 그 분은 신동연 사진가라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로부터 전시회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시조를 비롯한 글도 쓰곤 했는데 일신우일신(一新又一新), 즉 `보다 더 좋은 글을 써야한다`는 강박감에 지금은 글 쓰는 것은 쉬고 있고, 대신 몇 년 전부터 울산디지털사진가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갤러리에서 세 차례 전시회를 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도 글처럼 표현할 때 생각하는 만큼 이미지가 구현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했다. 좋은 사진이 나오겠다 싶어도 결과가 좋지 않고, 뜻하지 않은 데서 멋진 사진을 만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신동연 사진가는 태극기가 어떤 누군가의 전유물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리고 "국경일에 집집마다 태극기가 게양돼 휘날리길 소망한다"며 전시회 취지를 설명했다. 전시 사진 가운데 棺(덧말:관)위에 태극기가 둘러싸인 사진은 일제 강점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철조망에 가려진 태극기는 고난의 세월을 상징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오래된 낡은 집 대문 앞의 태극기 사진은 기쁨과 희망을 나타낸다고 했다.

 

신동연 사진가는 이 전시회를 위해 1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태극기를 찍었고, 무궁화를 찍었다. 전시회 사진 아래에는 리본을 매달아 두었는데 사진에 대한 감상도 적을 수 있고, 서로 공감하는 글을 통해 소통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장을 자주 찾아와 관람객의 댓글에 정성껏 답 글도 달며 보람찬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고 했다. 한 사진가가 1년에 걸쳐 쏟은 정성과 흔적이 전시회 곳곳에 배어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들여다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광복절이 다가오니 으레 펼쳐지는 연례행사`정도로 치부되는 건 아닐까. 그런 사정에 상관없이 길거리 한 모퉁이에서 태극기를 사진으로 게재해 `우리`를 각인시키는 사람이 있어 이 전시회는 더욱 밝았다. 북쪽 엣 울산초교 가림막 처분과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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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12 [19:0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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