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단협 교섭과정에서 교섭위원간 갈등으로 한달 가까이 교섭을 갖지 못해 불투명해지고 있다. 20일 현대중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여름휴가 전인 지난달 24일 21차 교섭을 개최하려 했으나 회사 측 교섭위원들의 퇴장으로 결국 무산됐다.
쟁점인 해양사업부 가동 중단에 따른 유휴인력 문제와 관련해 회사가 무급휴직 시행 방침을 노조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 측 교섭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한 교섭위원이 욕설과 막말을 내뱉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회사는 욕설을 한 교섭위원을 교체하고 공식 사과할 것을 노조에 요구하며 현재까지 교섭장에 나가지 않고 있다. 노조는 회사 측이 계속해서 교섭장에 나오지 않을 경우 단체협약 제118조(신속교섭의 의무) 위반으로 보고 파업 등 단체행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는 현재 일감이 바닥난 상태로 조만간 가동 중단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UAE(아랍에미리트)로부터 나스르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3년9개월째 단 1건도 수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이 빠르면 이날 중 출하되면 해양사업부 임직원 2천600여명 가운데 조선사업부 물량 작업자와 해외 파견자 등 60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2천여명이 고스란히 유휴인력으로 분류된다.
회사는 해양사업부 유휴인력에 대한 무급휴직 방침을 밝힌 반면 노조는 우선 전환배치 후 유급휴직을 시행하자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질이 부족한 교섭위원을 교체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교섭이 재개되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교섭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근본적으로 타결 의지가 없는 회사가 이번 일을 빌미로 교섭을 해태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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