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고등학교들이 대입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스펙을 쌓기 위해 상장을 과다 발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국 광역시 교육청 관할 고교 중 울산시가 3번째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고교별 교내 수상현황` 자료에 따르면 울산 고교생 1인당 상장 개수(중복 포함)는 1.27개로 인천(1.39), 서울(1.31)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은 지난해 울산 55개 고등학교에서 2천281개의 교내 대회를 개최해 이런 상장 수여 실적을 올린 것으로 돼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울산의 고교생 총 수 3만 8천888명이 1.2배인 4만 9천616명의 학생들이 상장을 받은 결과가 된다. 이는 또 울산의 고교 55곳 중 52곳에서 상장을 발급했으며 학생 수 비해 상장수가 더 많이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주요 대학의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일선 고교의 스펙 부풀리기가 극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4년까지 고등학교 교내 상 개수에 제한이 없어 상장 남발하였음에도 지침이 전무해 이를 지키지 않아도 불이익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부는 2015년부터 `교내 학교장상`에 대해 사전등록제를 시행했고 수상 인원도 참가인원의 20%로 조정했다. 또 수학올림피아드 같은 경시대회와 유사한 대회나 교육과정 범위를 넘어서는 대회는 열 수 없도록 했다. 교장은 학년 초 학교교육계획에 연간 대회 및 수상내용 등 실시계획을 반드시 기재토록 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고등학교 2천348곳 중 62%인 1천449곳이 학생 수보다 발급한 상장이 더 많은 것으로 들어났고 심지어 학생 수보다 상장 발급이 2배 이상 많은 곳도 670곳으로 확인됐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상장 수가 학생 수 비해 적은 곳은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종합전형 스펙의 양극화 현상 역시 뚜렷이 나타난 셈이다.

세종시의 경우 9천351명의 학생에게 상장을 수상해 학생 수보다 2.55배 가량 많은 상장을 발급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고교는 학생 수는 816명인데 반해 수상자 수는 무려 8천387명으로 한 학생당(중복포함) 평균 10건 이상의 상을 받은 반면, 경북의 한 고등학교는 792명의 학생에게 87개의 상장 밖에 수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학교 현장이 온통 스펙 쌓기에 혈안인 이유는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신 성적과 교내 수상 실적, 동아리ㆍ봉사활동 등 비(非)교과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시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 대비 학생부 중심 전형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마저 없애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만 뽑는 대학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수험생들의 학생부 기재용 스펙 쌓기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문제는 학교 성적이나 재능과 상관없이 노력해도 받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학교에 따라 여러 개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어 이른바 상장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대학들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 것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부 실적을 최대한 늘리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영 의원은 "다양한 교내 대회가 열리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성취감을 이끌어내지만 교내상을 남발하는 학교들이 많아 공정한 평가 잣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소득 양극화가 자녀들의 교육 양극화로 이어지고 교육 양극화는 또 다시 소득 양극화를 초래하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