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왔다. 국도에 아무도 없다. 늦은 시간 오로지 나만 달리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밤길, 무섭고 힘들다. 비가 내려서 앞이 보이질 않았다. 혼자 라디오를 들으면서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조금 창피하지만 그래도 고백한다. `주님 너무 무서워요.` 기도를 하면서 애써 참고 있는데 길가에 우산을 쓰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나도 모르게 으악! 소리를 질렀다. 오늘도 난 최선을 다했다. 근데 아직도 다리가 떨려서 못 자겠다. "주님, 제가 참으로 연약합니다. 보기엔 씩씩해 보이는데 아시잖아요? 겁 많은 거……. 당신의 따듯한 입맞춤으로 잠들고 당신에 향기로운 입김으로 아침을 맞게 하소서. 주님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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