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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시행 14주년을 맞아
 
김세미 울산 YWCA 시밀레 원장   기사입력  2018/08/29 [20:21]
▲ 김세미울산 YWCA 시밀레 원장     

입추에 들어서자 40도를 웃돌던 온도는 어김없이 떨어지고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공기가 느껴진다.  이 곳, 성매매방지 분야도 늘 따뜻하기만 할 수는 없다.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성매매를 허용해왔던 우리 국가는 결국, 2004년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며, 성매매를 불법으로 하는 입법 정책을 선택하였다. 그 전부터 이미 많은 성매매피해자들의 죽음과 희생이 있었고, 성매매를 성착취로, 인권의 문제로 인식한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제정된 법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지 14주년이 되는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성매매 현장의 분위기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14년 전과 비교하자면 우리 사회의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회가 변하면서 환경도 변하였고, 빠른 변화에 발맞춰 경제 시장도 변화해왔다. 특히나 시장은 소비자의 욕구와 사회적 환경, 문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문화와 환경을 때로는 조장하기도 한다. 그것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 중 하나가 바로 성매매 시장이다.

 

14년 전까지만 해도 성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성매매 집결지(과거, 사창가)를 찾아가거나 브로커를 통해서 구매를 할 수 있었다. 성매매 집결지에 성을 구매하기 위해 들어서는 순간, 저 사람은 몇 분 뒤에 성매매를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성구매자 또한 그러한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가 변화했다. 여러 과학 기술의 발달과 다양해진 서비스로 인하여 이제는 어떤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다른 지역까지 이동하거나 브로커를 통해 갈 필요가 없어졌다. 침대에 누워서도 내가 원하는 상품을 찾고, 원하는 시간과 원하는 장소로 택배 등의 형태로 쉽게 상품을 구매하고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성매매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성을 구매하기 위해 굳이 성매매 집결지를 찾아가는 수고보다 SNS와 채팅어플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성매매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간편해진만큼 가상 공간에서의 거래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그에 대한 피해는 많은 영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잘못된 성매매의 편견 중 하나인 `성매매를 못하게 하니까 음성적으로 변하고 풍선효과로 신변종 업소가 생긴다.` 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와 시장이 변화된 환경과 다양해진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진화되어왔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성매매 시장의 유입도 더욱 쉬워졌다. 이전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교차로 신문과 전봇대에 붙어져있는 전단지를 찾아보거나 지인의 소개로 성매매 시장으로 유입되곤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채팅 어플에 접속만 하면,  나와 가까이 있는 채팅 상대를 찾아주고, 성 구매자들로부터 한시간 만에 수십통의 성매매 제안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동안 핸드폰과 채팅 어플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연스럽게 성매매 시장은 돈을 벌 수 있는 경제활동 수단 중 하나가 되었다. 이전보다는 조금 더 쉽게 성매매 시장에 누구나 유입될 수 있게 되었고, 조금 더 쉽게 성을 구매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성을 사고자 하는 수많은 성구매자들로 인해 성매매 시장은 계속 활성화 되고 있다. 이제는 수많은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들이 성매매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더 이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많은 성매매방지기관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 가상 세계에서 이뤄지는 거래, 보이지 않는 수많은 구매자들 안에서 드러나지 않는 피해자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성매매 시장안에서 피해자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가지고 있다.올해는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14년이 되는 해이다. 국가에서도 성매매 방지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법 개정을 통해 매 년 9월 19일에서 25일까지를 성매매추방주간으로 지정하여 기념하도록 하였다. 울산에서도 성매매피해상담소와 함께 본 기관에서도 `동행` 이라는 기념행사를 매년 진행한다. 이에 부디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격려가 진정 `동행` 되어지길 진심으로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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