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박영감댁 이야기(1)
 
이채정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기사입력  2018/09/02 [19:20]
▲ 이채정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며느리 뽑는 시험`이라는 전래동화가 있다. 박영감은 재산을 지킬 며느릿감을 찾기 위해, 쌀 두되와 보리 두되로 한달을 살아보는 시험을 본다. 첫번째 후보는 계획 없이 밥을 지어 먹다 열흘을 못 넘겼고, 두번째 후보는 쌀과 보리를 섞어 서른 봉지로 나누어 먹을 생각이었지만 보름쯤 되자 밥을 할 힘도 없었는지 포기하였다. 여러 후보가 중도 탈락하였다. 마지막 후보는 첫째날 배불리 밥을 지어 먹었다.

 

그러더니 일감을 구해 받은 품삯으로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배불리 먹고, 한달째 날에는 품삯으로 받은 쌀로 쌀독을 가득 채웠다. 인구감소 위기에 처한 세 나라가 있다. 첫 번째 나라는 보편적인 보육정책을 추진하면 부모의 자녀양육부담이 경감되어 저출생이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두 번째 나라는 남성 가구주가 생계를 책임지는 `외벌이`를 전제로 낙태와 이혼을 통제하고, 다자녀가구에는 재정적 지원을, 아이 없는 가구에는 벌금을 부여하는 정책을 폈다.


세 번째 나라는 저 출생을 개별 가구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보고, 부부가 모두 일하면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각종 사회정책을 설계하였다. 첫번째 나라는 한국, 두번째 나라는 이탈리아, 세번째 나라는 스웨덴이다. 한국의 2017년 합계출산율은 1.05명이고, 올해는 1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였는데도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자 이미 보육료를 받고 있는 영 유아에게 한달 분유 값도 되지 않는 아동수당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로 고민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2016년 합계출산율은 1.34명으로, 1861년 통일 국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생식의 날(fertility day)`을 지정하여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으나 성차별 논란을 일으키고 난임부부, 결혼이 어려운 청년실업자 등을 모독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대공황이 강타한 1930년대 스웨덴은 전체 인구(1931년 약 615만명)의 약 5분의 1이 이민을 선택하는 가난한 농업국가였다. 그러나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인구대체율인 2.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2017년 스웨덴 정부는 전체 인구수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웨덴은 급할수록 돌아갔다. 저출생은 여러 사회문제가 결합하고 누적되어 나타난 징후이다.

 

따라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저 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처방으로 볼 수 없다. 1934년 스웨덴에서는 군나르 뮈르달과 알바 뮈르달 부부가 `인구 문제의 위기`라는 책을 냈다. 뮈르달 부부는 스웨덴의 저출생 현상이 지속되면 급격한 고령화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정부는 이들의 견해를 받아들여 무료 정기검진, 야근축소, 육아휴직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회정책 패키지를 마련하였다.

 

스웨덴은 저출생 지속에 따른 급격한 고령화라는 비관적인 미래를 극복하기 위해 양성평등한 맞벌이 가구 지원에 필요한 정책조합을 통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궁극적으로는 나라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 정부는 2010년 `한국형 복지국가의 미래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보고서는 아동 양육비 부담 증가, 저출생의 장기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 생산인구 감소에 의한 노인부양 부담 증가,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따른 사회보장 사각지대 확대에 의한 복지지출 증가 등 암울한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였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8/09/02 [19:20]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