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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회>퓨빙(Phubbing)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8/09/04 [19:09]
▲ 하송 시인    


몇 개월에 한 번씩 만나는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그 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 중에서 마음이 맞는 직원들끼리 얼굴을 보고 그간의 소식을 물으며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유독 스마트 폰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발송하고, 새로운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우리에게 중계까지 하는 친절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 하는 시간보다 통화를 하느라 밖에 나가있는 시간이 더 긴 경우도 있습니다.

 

모임에서의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 폰에 정신이 팔려 있는 모습을 보면 이 자리에 왜 왔는지 의구심까지 들면서 별로 유쾌한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스마트 폰 보급이 일반화 되면서 어느 자리에서나 이런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모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카톡` 소리가 쉬지를 않고 들립니다. 그 전에는 책을 읽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마트 폰의 세계에 깊이 잠식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주변 사람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스마트 폰에 빠져 있는 현상을 `퓨빙(Phubbing)`이라고 합니다. 전화기의 `폰(Phone)`과 무시하다는 뜻인 `스너빙(Snubbing)`의 합성어입니다. 우리는 앞에 있는 상대를 만나러 귀한 시간을 내서 달려옵니다. 그런데 스마트 폰에 집중하느라 앞에 있는 친구, 연인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소홀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결과론적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앞에 있는 상대방만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영국 켄트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퓨빙이 인간의 기본적인 소속 욕구를 해치며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앞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 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참가자들은 기본적인 욕구에 더 많은 위협을 받으며 의사소통의 질과 관계의 만족도가 뚝 떨어진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퓨빙은 특히 소속 욕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욕구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궁극적으로 이런 `퓨빙`이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나를 만나러 와서 스마트폰만 하고 있는 사람하고는 다음에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이끈 카렌 더글러스 교수는 "인터넷 중독과 무언가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제력 부족이 스마트폰에 빠지게 해 결국 다른 사람을 무시하게 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많은 역기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4.6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심리적 역기능으로는 분노(42.9%) 짜증(40.5%) 불안(31.6%) 우울(30.5%) 공격성(13.5%)을, 신체적 역기능으로는 수면장애(45.0%) 안구건조증(43.1%) 목ㆍ손목ㆍ허리 통증(41.3%) 등을 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행됐던 한 연구에서는 절반가량의 사람들이 배우자의 스마트폰 중독으로 무시당하고 있으며, 3분의 1 이상은 이 때문에 우울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연인 사이에서 한쪽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상대방의 만족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가족, 이웃과의 관계 단절은 이기심을 낳게 되고 폐쇄적이 되어갑니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가족이나 이웃을 향한 여유와 배려는 사라지게 됩니다. 빠른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남보다 빨리 취득하고 활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느림의 미학을 다시 끄집어내고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느라 정작 내 앞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등한시하며 상처를 주다가 잃게 되는 상황은 없어야겠습니다. 스마트 폰을 잠시 내려놓고 얼굴을 들어 내 앞에 있는 상대방과 눈을 한 번 맞추고 미소 지을 때, 냉각되어 가는 심장에서 다시 따뜻한 혈류를 지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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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04 [19:0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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