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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쇼크`에 대한 대응전략
 
안중욱 울주군 삼남교회 목사   기사입력  2018/09/06 [19:46]
▲ 안중욱울주군 삼남교회 목사    

우리 사회에 `0.9쇼크`가 기어이 오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 쇼크를 외환외기와 맞먹거나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국가에서 전쟁 상황도 아닌데 이런 인구쇼크가 일어난 것은 초유의 현상이라고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외환위기 때도 한 해 63만 5천명이 태어났는데 올해엔 그 절반 정도가 출생할 것이라고 하니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막연할 정도이다. 조사에 따르면 아이 1명을 낳은 부모 열 명 중 아홉 명이 `둘이면 좋겠지만 더 낳지 않겠다`고 응답하고 있다. 출산을 거부하는 이유로는 `육아가 힘들어서(28%), 교육비 걱정 때문에(26%)`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지난 정부는 2005년 첫 고령화 대책을 내 놓은 뒤 10여년 동안 아이 키우는 인프라 대신 `현금살포`와 이에 버금가는 `물량공세`에 중점을 뒀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을 돌아보면 분명 많은 가성비가 들어가는 반면 정확하게 어떤 효과가 유발되는지에 대한 예상이 전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10년간 130조원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 부었고, 제도를 2천개 정도 만들었는데 이 엄청난 국가적 프로젝트를 종합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 문제는 인구절벽의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른 데 있다. 인구가 줄면 사회가 그에 맞춰 적응하고 대비해야 하는데 인구 감소속도가 그 보다 더 빠르니 견뎌 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0.9 쇼크`는 출산율보다 결혼율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결혼하는 사람 비율이 25년째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결혼을 미루는 `만혼`도 문제지만 미혼자들 사이에 `비혼`이란 독소가 설득력을 강하고 얻고 있다. 젊은이들이 `아이가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혼자의 52.7%, 미혼자의 38.8%가 `아이 없는 부부만의 삶이 좋다`고 응답한 것이 그 예다. 대학생 대다수는 `왜 결혼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이러면 출산을 장려하는 세미나 혹은 캠페인성 행사는 무용지물이 된다. 전국에 보육원을 더 많이 짓겠다는 식의 물량 공세적 대책도 그 효력의 한계에 도달했다.


그러니 기성세대가 나서야 한다. 자녀들에게 가정의 온전함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면 된다. 결혼 생활에서 여러 가지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이 드러나겠지만 가족들이 이것을 이겨내고 삶의 나이테를 새기는 게 숭고한 미덕임을 알려주면 된다. 또 부부의 행복도 소중하지만 육아의 숱한 고난과 싸우며 자녀를 통해 얻는 기쁨, 세대의 연결과 내리사랑으로 이어지는 엄숙한 생명의 기쁨을 가지도록  가정에서 보여주고 체득하게 해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일본강점기 시절 독립의 희망이 완전히 사그라질 위기 속에서 마지막 대안으로 `민족혼`이란 국풍운동을 제시했다. 마찬가지로 `0.9 쇼크`를 극복할 거국적 운동이 필요하다.

 

인구절벽의 위기 앞에서 울산시민들이 이런 운동을 주도하는 건 어떤가. 비혼을 주장하고, 결혼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가정의 소중함, 출산을 통한 세대 유지와 전달의 엄숙한 사명과 존엄함을 보여주는 시민 의식혁명을 제안한다. 울산이 인구절벽에 대처하는 시민 의식혁명의 발상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지난 70년대 석유화학 및 자동차, 조선 등 중공업 산업에 온 몸을 던져 민족의 가난을 몰아낸 그 열정이라면 이정도 인구절벽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동시에 `1년 앞도 안 보이는 비정규직`으로 희망을 상실한 채 움츠리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가슴으로 끌어안아 줘야 한다. 아직도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육아책임이 일방적으로 여성에게 기울여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회나 직장에서 여성을 일방적으로 제한시키는 `유리천장`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불평등한 현실 속에서 그들에게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닦달하듯 상처 줘서야 되겠는가. 그들의 아픔과 고초를 이해하고 다독여 주며 그래도 건강한 가정의 꿈을 가지도록 격려하는 게 기성세대들의 의무일 것이다. 다른 나라에선 결혼에 무관심한 자녀들을 대신해 부모가 결혼시장에 뛰어 들어 `대리 미팅`을 한다고 한다. 우리도 자녀들이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해 정상적인 가정을 이뤄달라고 진심으로 설득하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인구절벽을 예방하기 위해선 우선 결혼율부터 높여야 한다. 또 그러기 위해선 물질이나 정책이 아닌 삶의 가치가 먼저 그들에게 전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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