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수시로 말을 걸어온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소리로, 나중엔 큰 소리로 그래도 끝내 응답이 없으면 천둥, 벼락같은 소리로 큰 소리가 나기 전에 내가 먼저 말을 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지금까지 수십 년을 나와 함께 살아 주어서 고맙고 미안하다. 내 몸아! 앞으로 더 잘 귀 기울여 너의 신음하는 소리를 들을게. 절제하는 생활을 꼭 실천할게."
젊었을 때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이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 박완서의 <호미> 중에서
"자신의 몸을, 가장 사랑하는 하나님이 주신 몸을 잘 관리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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