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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한 켤레
 
강미숙 시인   기사입력  2018/09/12 [18:49]

 주인을 잘 섬기는 고무신이 웃고 있다
밑창에 걸리는 돌 거침없이 품었다가
뱃가죽
훌렁 까진 채
댓돌 위에 앉아있다


바닥을 핥고 살다 혀가 닳아 빠졌다
오솔길 흐드러진 망초 꽃에 안겨서
한나절
벌렁 누운 채
쉬어가도 좋을까

 


 

 

▲ 강미숙 시인    

부부의 인연은 고래 심줄처럼 질기다는 생각이 든다.
봄날보다 겨울이 더 많은 세상을 한 켤레의 신발이 되어 주인처럼 모시고 살아가다 보면 그 짐이 무거워 호흡을 맞추기 힘들 때가 많았다. 그냥 한 짝의 홀수로 사는 것이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리할 수 없었던 것은 신발처럼 한 켤레의 수리적 개념에 길든 것이 분명하다. 늙어가는 남편은 오래된 신발처럼 편안하다.
나 또한 그의 낡은 한 짝이리라. 걸어가는 길에 돌부리에 걸려 생채기가 나고 소똥도 밟을 수 있겠지만 기왕이면 개망초 활짝 핀 꽃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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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12 [18:4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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