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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친구, 커피친구, 진짜친구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2018/09/13 [18:10]

▲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친구는 오랜 지기 즉 `벗`을 이르는 말이다. 만남에 제약이 없고, 만나면 반갑게 끌어안고, 스스럼없이 모든 이야기를 해도 되는 사이다. 텔레파시가 통하듯 나는 너에 대해서, 너는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는 까닭에 어떤 해설이나 설명 없이도 대화에 막힘이 없다. 소소한 개인의 내면이나 가정사의 대소사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논할 수 있는 사이다.

 

어릴 때 동네친구나 학교에 입학해서 만나는 급우 가운데도 일생의 친구가 되는 소울메이트(soul mate)를 만날 수 있다. 남녀지간에는 연애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까닭에 친구는 될 수 없다지만 간혹 남녀 간에도 이성을 초월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사회생활을 통해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사람들은 흔히 일생을 쓰도 다 쓸 수 없는 막대한 재산이 있거나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고 박수치는 유명인이 되거나 최고위직의 권력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런 삶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에 마약에 빠지기도 하고, 한 순간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생각하는 대로 삶이 풀리지 않을 때는 극단의 조치로 자살도 시도한다. 이럴 때 눈앞에 있는 친구의 존재는 삶의 버팀목이며, 친구의 따듯한 위로의 말 한마디는 큰 격려가 된다. 친구의 눈빛에서 위안을 받고 다시 용기를 내고 일어서게 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서 급속한 첨단기기들의 영향으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관계에도 친구라는 말이 남용되고, 친구라는 말의 뜻을 다시 생각해야 할 정도로 혼돈스럽다.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카카오 톡을 사용하고 있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저장하면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되고, 살아가는 모습을 글이나 사진 등의 자료를 올리는 카카오스토리도 관계를 맺을 때 친구로 올라간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페이스북도 글을 올리면 공개범위에 따라 타인들도 볼 수 있는데 역시 친구맺기를 통해 서로의 글ㆍ사진ㆍ동영상등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통해 동시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자연스럽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직접적인 만남이 아니라 간접적이고 피상적인 관계여서 실망하기도 한다. 모두 개인 휴대전화를 소지해서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문자메시지로 소식을 보내는 사람들이 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이들과도 가끔 전화로 통화해서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이런 친구와는 더 깊은 내밀한 이야기를 터놓기는 좀 꺼려진다. 관계의 설정에서 전화친구로 국한되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진일보한 만남의 단계는 한번 씩 만나 커피를 나누는 커피친구도 있다. 커피친구도 인생의 동반자가 맞지만 깊은 속내를 털어놓을 때 망설여지게 된다.

 

자주 만나지 않아 그간의 시간동안의 괴리가 생기게 된다. `한국인은 밥 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전쟁을 겪은 전후세대는 가난한 시절 먹을 것이 귀했다. 그때 한솥밥 같이 먹은 사람은 가족이거나 친구거나 이웃이었든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바쁜 세상이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밥을 같이 먹으며 인생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진짜친구가 아닐까. 전화도 없이 갑자기 찾아가도 언제든 흔쾌히 맞아줄 친구와 이 가을을 같이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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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13 [18:1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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