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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브랜드 인가
 
김재범 도예가ㆍ자운도예연구소 대표   기사입력  2018/09/20 [19:09]
▲ 김재범 도예가ㆍ자운도예연구소 대표    

두어 달 전 영국의 고급 패션브랜드인 버버리가 지난해 시장에서 팔리지 않고 남은 의류와 액세서리 등 2천860만 파운드(약 422억 원) 어치를 소각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 규모는 버버리 트렌치코트 2만 벌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앞서 지난 5년간 버버리가 소각한 물품가액만 9천만 파운드(1천328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한다니 놀라움과 그 연유가 궁금해진다. 이른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위해서 아까운 제품을 회수해 소각하게 되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버버리 뿐 만 아니라 다른 명품 브랜드 역시 시장에 과잉 공급되었거나 그해 팔리지 않은 제품을 회수해 처분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기도 하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세일을 해서 내어다 판다면 손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아까워할 만한 뉴스이다. 브랜드(brand)란 말은 `굽다`란 의미를 지닌 고대 노르웨이어에서 파생되었다. 불에 달군 인두로 가축에 낙인을 찍어 자신의 자산임을 표시하는데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에는 제품을 제조하는 사람이나 공급자를 지칭하였으나 상업이 발달하게 되면서 브랜드는 주원료나 주생산지로 확장되어 사용된다. 특정인들에 의해 특정 상품을 구분 짓기 위해 사용하거나 중세유럽의 길드(guild)에서 모방품으로부터 자신들의 상품을 보호하기위한 장치로 브랜드는 활용됐다. 오늘날 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거나 제조하는 일반적인 모든 사업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제품자체나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나 도시,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차별화하기위한 모든 수단인 독창적인 이름이나 로고, 등록상표, 디자인 등에 걸쳐 광범위하다. 현대에 이르러 트레이드마크(trademark)는 브랜드의 법률적 지위에 해당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제작자가 제품에 그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하더라도 모든 제품이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때에만 브랜드는 가치를 부여받는다. 그래서 외형적 표시를 만드는 브랜드는 기초단계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채널과 사회 문화적 정서와 교감을 통해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브랜드는 무형의 가치이지만 유형의 가치를 뛰어 넘을 수도 있다.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어느 브랜드도 채워줄 수 없는 독보적인 차별적 가치를 고객에 심을 때 가능해 진다. 그 만큼 지금의 소비자들은 구매하기 전에 제품의 평판은 물론 지각, 이해, 선호, 확신의 과정을 통해 그 상품의 태도를 우선하여 살피고 이미지를 형성한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기업은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기를 더욱 필요로 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제품이 가져다주는 물리적 혜택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한다. 그 제품의 기능성을 뛰어넘어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가치를 찾으려하기 때문이다. 제품은 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기능의 차별화가 쉽지 않게 되었다. 경쟁자들은 뒤돌아서면 유사한 제품을 복제해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시장엔 혁신적인 제품이 귀해질 수밖에 없다.

 

복제는 더 이상 제품에 국한 되지 않고 시장 유통방식, 가격변동에까지 옮아가고 있다. 브랜드도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 남기위해서는 새로운 마케팅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얼마 전까지 마케팅에서 제품의 기능적 특성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사용자 혜택이 중요시되었다면 앞으로는 가성비 유통의 편리함과 커뮤니케이션을 포괄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3일 홍콩 소더비 중국예술품경매에서는 작은 청자 접시 하나가 3770만 달러(약 432억원)에 팔린적이 있다. 이 그릇은 황실에서 붓을 씻는데 쓰였던 지름 13cm 은은한 청록색을 띠고 있는 작은 접시다.  960~1127년 사이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당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5대 장작가마 중 `루(汝) 관요`에서 구웠을 거라 추정이다. 당시 `소더비`는 북송 황실에서 사용된 도자기 가운데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단 4점 중 한 점이라 소개했다.

 

그렇다면 왜 중국 황실 도자기는 특별한 대접을 받을까? 황실도자기는 많이들 아시는바대로 1만개 중 9999점을 깨트리고 세상에는 단 한 점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한 대목으로 질문에 답이 될 듯싶다. 요즘은 뉴스 한 토막에도 브랜드가치가 오르락내리락 요동친다. 주식시장 역시 예외 없이 반응한다. 작가들 중에서도 이러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작가들을 더러 만날 수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브랜드가치를 만들어 내려고 절차탁마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높은 성을 쌓은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 누구든 열심히 노력해서 한 분야에 최고가 된다면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버버리가 1천년 전 관요의 황실도자기 브랜드를 벤치마킹한 것은 아닐까? 지금 파는 것이 전부가 될 수 없는 이유를 말해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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