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은 시민들의 전시만족도 증진 및 전시주제의 다양성 재고를 위해 총 6점의 유물을 구입했다. 구입유물은 탄은 이정의 `묵란도`,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 술재 변박의 `송하고승도`, `계해 금오계첩`, `경신 금오계첩`, `국서누선도` 등 6점이다. 이번에 구입한 유물은 지난 6월~9월까지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탄은 이정(1554~1626)의 `묵란도`는 날카롭게 뻗어 내린 잎맥, 가시나무 등에서 이정 특유의 힘찬 필묵이 잘 드러나 있으며, 난초 잎에 초록색 물감을 가미한 점이 돋보인다. 이정은 조선시대 3대 묵죽화가 가운데 한 명으로 난초도 자주 그렸는데, 특히 이 작품은 이정의 작품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은식(1859~1925)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는 갑신정변(1884년)부터 3ㆍ1운동의 다음 해(1920년)까지의 일제의 침략과 독립운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상편(25장), 하편(31장), 부록으로 구성돘다. 상편은 개항 이후의 일제의 침략과정 및 탄압을 폭로했다. 하편은 3ㆍ1운동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의 독립운동 활동 및 임시정부의 수립 등을 서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록은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한 해외 관련 기록 등을 수록했다. 울산박물관 소장본은 1920년 초판본으로, 보존 상태는 양호하다.
술재 변박(생몰년 미상)의 `송하고승도`는 아래에서 위로 뻗어 올라가는 소나무 밑으로 늙은 승려와 호랑이를 그린 작품이다. 그림의 배경에 해당하는 소나무 및 바위와 언덕은 짙고 옅은 먹의 변화를 볼 수 있고, 그림을 그린 필선에서 붓의 속도감이 완연히 느껴진다. 또한, 승려와 호랑이는 아주 세밀한 붓으로 꼼꼼히 담아내고자 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 작품은 화기(畵記)를 통해 볼 때, 1765년 봄에 그린 일본 수출용 작품임을 알 수 있으며, 작품의 수준이나 크기 면에서 변박의 대표작에 해당된다.
`계해 금오계첩` 및 `경신 금오계첩`은 조선후기 의금부도사들의 모임을 그린 작품이다. 이러한 계첩은 조선시대 기록화의 한 종류로써, 관료 문인의 계회(契會)를 기념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관청 및 참여한 인물을 중점적으로 묘사하고 주변 배경을 생략한 조선후기 기록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국서누선도`는 일본 에도시대 당시 일본인 화가가 통신사 정사일행이 타던 선박을 정교하게 그린 작품이다. 비록 양쪽이 잘려 완전하지는 않지만 주요 부분들은 모두 잘 남아 있어서 대외 교류사, 선박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이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명품 유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울산시민의 문화향유권을 증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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