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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가족들과 따뜻하게 잘 보내셨나요?
 
김세미 울산 YWCA 시밀레 원장   기사입력  2018/10/03 [16:06]
▲ 김세미 울산 YWCA 시밀레 원장    

추석명절을 앞두고 다들 집으로 가기 위해 몸도 마음도 바쁘지만, 곧 가족들과 함께 보낼 시간들을 생각하면 기쁘다. 많은 이들이 가족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선물을 준비하며 기다리기도 한다. 오가는 길이 피곤하긴 하지만, 명절 연휴를 통해 고향에 다녀오며 가족들과 충분히 시간을 보내다 왔다. 하지만 이와 반대인 사람들도 있다. 혹여나 TV에서라도 `가족` 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왠지 모르게 서글픈 사람들이다. 내가 원한 것도 아닌데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신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었고,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곳이 없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이다.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모두 계시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자신의 생사가 달린 문제 앞에서 손을 내밀었을 때 가족들은 모두 등을 돌리더란다. `늘 싸우던 부모님은 결국 이혼을 했다. 행복한 이혼 과정이 아니었기에 어렸을 때부터 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았다. 옆 집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말할 수가 없었다. 이런 나를 엄마와 같이 버릴까봐. 나의 유일한 보호자가 나에게 성폭행을 했다. 그게 싫어 가출을 했고 잡혀 들어갈 때마다 학대를 당했다. 나를 늘 학대하던 엄마는 어느날 갑자기 나를 집 밖에 버렸다` 그 때 그들의 손을 잡아준 건 경찰이었고, 관련된 기관의 선생님들이었고, 지금은 이곳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다. 때가 되면 그립고 생각이 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에게 주었던 상처마저도 없던 일로 하고서 행복하게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연락을 하고, 만나 보지만 그들이 마주하는 건 과거와 마찬가지인 차가운 현실이다. 이러한 사실에 좌절하면서도 여전히 돌아가고 싶은 `가족` 이다. 그렇게 많은 피해자들은 서글프고 차가운 명절을 보냈을 것이다. 여기 있는 입소자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회 문제는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 사회 환경, 경제 구조의 변화로 인해 가정의 모습들도 변화했다. 핵가족화,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보고 배울 어른이 없어졌다. 제대로 사회화 된 과정을 가정에서 보고 자라지 못했다. 부모의 관계와 정서적 문제, 폭력 등의 문제는 이혼하지 않더라도 결국 내적으로도 깨어진 가정을 만들어 내고, 그로 인한 방임과 잘못된 훈육, 폭력 등은 상처투성이의 아이들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문제에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많은 민간단체와 국가에서 최소한의 보호체계를 만들었지만, 결국은 다시 원가정의 문제로 되돌아간다. 가정에서의 역할을 전부 사회가 대신해줄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언제까지 사회가 이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을까. 가족들은 등을 돌렸고, 사회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많아지면서 보호 역할을 하는 기관들은 점점 더 일할 수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는 많은 피해자들이 보호 받지 못한 채 여전히 거리를 떠돌고 있다. 피해는 더 큰 피해를 만들어 낸다.

 

앞으로 피해의 양태는 더욱 다양해 질 것이며,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이전보다 더 많이 증가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문제이자 우리의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는 다면 말이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많은 피해자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문제가 생기지 않더라도 언제라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경찰서와 소방서가 존재하는 것처럼, 입소자가 1명밖에 남지 않는다 하더라도 존재할 수 있는 그런 기관이 되기를 기도한다. 벌써 2018년의 하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로 맞이하는 2019년을 앞두고 내년에는 보다 더 좋은 소식들이 곳곳에서 들려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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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3 [16:0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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