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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김경호 울산북부교회 목사   기사입력  2018/10/10 [18:24]
▲ 김경호 울산북부교회 목사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아싸`와 `인싸`라는 말이 있다. 아싸는 영어 단어 "Outsider"를 줄여 부르는 말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인싸는 반대로 "Insider"를 줄인 것으로 인간관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관계를 지속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으로 맴도는 아싸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적인 이유나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 등을 이유로 자발적으로 아싸가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 홀로 밥을 먹고(혼밥), 홀로 영화를 보는 것(혼영)과 같은 일들이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발달로 인간관계가 더욱 피상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회 현상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공동체가 모래알처럼 점점 더 개체화되고 파편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은 누구나 홀로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다른 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개성과 다양성, 자율성과 대중성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원만한 관계를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원만한 관계를 위해 우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관용(寬容)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남에게 뒤처지는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관용이라는 덕목이 매우 부족하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다 자신이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다 보면 남들이 괜히 자신을 이용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마음이 바쁘다 보니 남에게 신경 쓸 여유조차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관용을 베풀어 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쉽지 않다.

 

언제 어디서건 남을 배려해주며 관용을 베풀어 주기 위해서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의 작은 것에서부터 몸에 밸 수 있도록 애를 써야 한다. 예전에 어디선가 읽고 참 느끼는 바가 많았던 이야기가 있다. 서울 용산 삼각지 뒷골목에 허름한 국수집이 하나 있는데, 맛도 맛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 아주 싼 값을 받고 국수를 팔아서, TV에서도 자주 소개가 되고, 지금도 손님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 국수집이 더 유명한 건 바로 주인 할머니의 감동적인 일화 때문이다. 어느 한 남자가 사기를 당해 재산을 모두 잃고 아내까지 떠나 버려 절망 속에서 용산역 앞을 배회하고 있었다.

 

주변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구걸을 해 끼니를 때우곤 했는데 찾아가는 음식점마다 쫓겨나기를 거듭 하다 보니 독이 올랐다. 또 쫓겨나면 휘발유를 뿌려 확 불을 질러 버리겠다고 마음을 먹고, 할머니네 국수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는 국수가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금방 한 그릇을 비우자 할머니께서 갑자기 그릇을 확 빼앗아 가져가서 국수와 국물을 한 가득 다시 담아 그 사람에게 건네 줬다. 

 

돈 없이 구걸하는 신세이니 그 몰골이 누가 봐도 노숙인 같은 모습이었지만, 할머니는 그가 안쓰러웠는지 국수를 더 주었던 것이다. 두 그릇을 다 먹은 남자는 돈도 내지 않고 그냥 냅다 국수집을 뛰쳐나왔다. 도망을 친 것이다. 그 뒤를 쫓아 할머니가 뛰어 나오면서 그의 등 뒤에다 이렇게 한 마디 했다. "그냥 가, 뛰지 말구 다쳐"였다. 뜻밖의 말에 그는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그 한 마디에 그 남자는 세상에 품었던 모든 증오를 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베푼 관용은 이 불공평한 세상 모두 불을 질러 버리겠다고 하는 증오의 마음도 녹인다. 미움의 마음도 모두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잠깐 생각해보자. 그 중에는 배우자나 절친한 친구, 동업자처럼 우리가 직접 선택한 사람들도 있고, 옆집 사람, 직장 상사처럼 맺어진 사람들도 있다. 어떤 식으로 인연을 맺었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이라는 것, 자신들을 아낌없이 사랑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먼저 관용의 말 한 마디, 작은 관용의 행동 하나를 보여 주면 어떨까? 그 한 마디의 말이, 그 하나의 행동이 작지만 큰 반향을 일으켜 우리의 관계를 더욱 원만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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