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리
 
장주연 서울 청담고 교사
 
▲ 장주연 서울 청담고 교사    

얼마 전 거짓말을 한 첫째와 둘째를 교육하고자 `정직`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도록 시켰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나눈 첫째와 둘째의 대화를 옆방에서 듣고 있노라니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이제 막 여섯 살 생일을 지낸 둘째가 "우리는 지금 나쁜 아이들지만 나중에 크면 좋은 어른이 될거야."라고 말하자 첫째가 "왜?"냐고 물었다. 그러자 둘째가 "엄마랑 아빠가 좋은 사람이잖아~!"라며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 이에 첫째가 "맞아. 그런데 우리도 그렇게 나쁜 아이들은 아니야. 나 같은 3학년 오빠 중에 동생한테 욕하는 애도 있어."라고 하였고, 둘째도 맞장구를 치며 훈훈하게 대화를 마무리 하는 것이 아닌가. 우연히 엿듣게 된 아이들의 대화에서 필자는 뿌듯함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최근 필자는 남해 끝자락에 위치한 지방에 내려와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생활하고 있다. 한 달 간 출장을 온 남편을 따라와 늘 꿈만 꾸어 오던 `시골에서 한달살기`를 실천하고 있다. 얼마 전 셋째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덕분이다. 초등학생인 첫째가 학기 중이어서 고민을 했지만 체험학습 제도를 활용해 내려올 수 있었다. 우리 가족에게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아이들이 잘못하는 것도 더 많이 보여 혼을 내거나 화내는 일이 잦아졌다. 학교와 유치원에서 보내는 시간 없이 오롯이 우리 부부만이 아이들을 양육하고, 홈스쿨링까지 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과부하가 걸리기도 한다.

 

첫째와 둘째가 다툴 때면 특히 예민해 진다. 아이들이 잘못을 할 때 필자는 인디언의 이야기를 인용하여 `나쁜 마음`에 먹이를 주지 말고 `좋은 마음`에 먹이를 줘서 좋은 마음이 이기도록 하라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그러면서 `너는 좋은 아이니, 나쁜 아이니?`라고 묻곤 하는데, 이는 내 아이가 좋은 아이라는 믿음과 소망을 전제로 한 질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나는 이렇게 잘못을 하니 나쁜 아이임에 틀림없어.`라는, 필자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피드백을 받는 듯 하다. 앞서 언급한 아이들의 대화에서 필자가 부끄러움을 느낀 지점이다. 아이들에게 `나는 좋은 아이야.`라는 믿음과 생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한다.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한다. 필자도 이상적인 부모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좋은 부모의 모습을 꿈꾼다. 웃으며 타이르고, 긍정적인 언어로 아이들을 다스리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을까? 그런데 현실에서 필자는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 듣지 않는구나!"로 시작하는 잔소리와 부정적인 언어로 무장한 불량부모이다. 이때마다 훈육을 빌미로 `원래 나는 좋은 사람인데, 너희가 이렇게 나를 나쁜 부모로 만들고 있다`라는 시그널을 아이들에게 보내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이 우리를 좋은 부모로 인정해 준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아이들이 스스로를 `나쁜 아이`로 인식하게 만든 주범이 된다면 그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필자는 `어린 아이의 마음에는 미련한 것이 얽혀 있으나, 징계하는 채찍이 이를 멀리 내어 쫓느니라`라는 성경의 말씀에 따라 아이들을 훈육하며 양육하고 있다. 요즘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을지언정 필요하면 매를 들어 아이들을 혼내는 양육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어린시절에 바른 가치와 기준을 세워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잘못된 것은 때려서라도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내려놓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원칙이 내 인격의 한계로 인해 잘못 적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훈육의 과정에서 `아이의 잘못`에 대한 지적이 아닌 `아이` 자체에 대한 비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혼을 낸 이후, 늘 긍정적인 언어로 마무리하였는지, 사랑을 표현하며 허물을 덮어 주는 과정이 충분했는지 생각해 본다. 내 감정이 다스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한계를 아이들에게 전가한 적은 없는지 반성해 본다. 부모는 자식을 훈육할 때 자신의 감정을 섞어 화를 내서는 안된다. 일관성 없는 훈육으로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해서도 안된다. 자신의 기분에 따라 사소한 잘못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거나, 주변 상황에 따라 큰 잘못을 쉽게 넘어가서도 안된다. 사랑과 원칙이 없는 매는 폭력이 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엄마 아빠가 좋은 사람이잖아.`라는 말에 말할 수 없이 큰 감동을 느끼면서도 나의 한계 앞에 겸손해 진다. 나의 부족한 인격으로 존귀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자리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기사입력: 2018/10/11 [16:30]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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