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은 플라스틱(plastic)과 조깅(jogging)의 합성어이다. 아직 조금은 낯선 단어인 플로깅은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자`는 신종운동으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집을 때 앉았다 일어서는 자세가 웨이트 트레이닝의 일종인 `스쿼트`와 비슷한 운동효과를 내는데 착안한 것이다.
즉 한번 뛸 때 쓰레기 1개 줍기 운동이다. 환경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의 무게가 바다 속 전체 플랑크톤 무게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지금 추세라면 2050년엔 플라스틱 쓰레기의 무게가 전체 물고기 무게와 맞먹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숨쉬기도 힘들만큼 변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불편한 진실이다. 울산 숲사랑 운동본부가 이런 불편한 진실을 해결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플로깅이다. `조깅하러 나갈 때 작은 가방을 들고 나가, 페트병이나 쓰레기를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울산자연생태계 파괴 주범인 플라스틱을 울산자연생태계에서 몰아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동안 회원들은 연중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고 계몽활동으로 플로깅을 홍보했지만 늘 아쉬움이 남았다.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던 중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시민과 함께하는 태화강 달빛기행`에 연합, 함께 활동함으로서 큰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즉 달빛 기행에 참여한 울산시민을 대상으로 플로깅 홍보를 차별적으로, 전략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추석대보름을 며칠 앞둔 지난 9월22일 제2차 태화강 달빛 기행에 봉사자로 참여하였다. 오후 6시, 태화강 달빛아래 걷기를 희망하는 우리는 만남의 광장에서 아주 간단한 식전행사를 했다. 몸 풀기, 바르게 걷는 방법을 시범과 실습으로 배운 뒤 곧 바로 출발지점으로 나가 사랑하는 사람끼리 15명 정도가 한 팀을 이루고, 지도자 1분이 가이드를 하셨다.
태화강 십리대숲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은하수를 체험하고, 울산교를 지나 태화루를 거쳐 만남의 광장까지 약 8km 구간을 달빛을 받으며 걸었다. 우리 팀의 가이드인 태화강 생태해설사는 "태화강의 물고기가 물 밖으로 튀어 오르는 건 몸에 붙은 기생충을 털어버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달빛 기행을 통해 태화강 생태에 관한 재미있고 유익한 설명을 많이 들었다. 10월 달빛 기행에는 태화강 생태관광의 대명사인 `떼까마귀 군무`를 관찰하며, 플로깅 운동도 겸한다. 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이번엔 플라스틱 쓰레기 생산업체인 식음료 업체 대표들과 함께 플로깅 행사를 펼치는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험으로 배우는 효율성을 체험한다면 좋을 성 싶다.
그런 점에서 플로깅 운동을 한 두 단체의 활동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시민 전체가 동참하는 범시민 활동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울산시민 모두가 나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 가는 지구를 아끼고 사랑할 때, 플로깅 운동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울 때, 울산은 집단 지성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