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4분기 연속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 편집부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4분기 연속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최근 지역 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75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올해 4분기 BSI는 3분기보다 3포인트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14분기 연속 부정적인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BSI 93)는 대ㆍ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임금협상 조기 타결과 내수 및 수출 회복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25포인트 상승하며 전반적인 체감경기가 개선됐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자동차 관세 부과에서 한국을 면제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완전한 관세 면제보다는 미국과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사례에서 보듯 수출 쿼터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울산상의는 설명했다.

정유ㆍ석유화학(BSI 82)은 미ㆍ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발 수요가 부진한데다 미국의 석유화학 생산설비 본격 가동, 국내에서 동종업체와 정유사의 석유화학부문 집중 투자와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증설이 마무리되는 오는 2023년에도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울산상의는 전망했다.

조선(BSI 50)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술력을 앞세워 일단 수주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업황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과 임단협에서 큰 난항을 겪고 있어 체감경기 하락세는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등 경기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중국 조선업체들의 기술력과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국내 조선업계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에 세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느냐를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56.5%)의 기업들이 목표치 미달이라고 답했다.목표치 미달의 주요 원인은 내수시장 둔화(43.4%), 고용환경 변화(21.7%), 기업관련 정부규제(8.4%), 유가상승(7.2%)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으로는 중장기적 우하향세(78.8%), 일시적 경기부진(14.1%) 등 부정적인 답변이 주를 이뤘다. 그 요인으로는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58.8%),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16.3%), 경제 양극화(15.0%) 등이 지목됐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3% 중후반대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2% 후반대 성장에 그치는 등 특히 성장과 고용면에서 많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울산지역 산업의 다각화, 주력산업의 고도화,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 등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고 당장 실현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김홍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