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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보고서`를 보며
 
오나경 약사고 교사/서양화가   기사입력  2018/10/16 [18:03]
▲ 오나경 약사고 교사/서양화가   

지난해 연말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 소득(GNI)을 2만 9745달러라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경제성장률 3%대에 원화 강세까지 이어져 2018년에는 3만 달러를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통계상 GNI가 3만 달러 이상인 국가라면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할 확실한 경제 선진국이다.

 

우리나라는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GNI 250달러로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물론 우간다. 튀니지, 카메룬 등 아프리카 국가 경제에도 못 미쳤던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단 기간 유례없는 압축 성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고공 선진화로 온 국민이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1가구당 7천여만 원의 부채가 내포되어 있다고는 해도 지난 해 중순 세계은행(WB)통계 GDP 순위 1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민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늘 하위다. 게다가 자살률은 11년째 연속 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 강국의 동력이 된 지나친 근면과 사회 경쟁의식이 기형적인 모습으로 성장하여,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게 되고 일그러진 행복의 가치 기준을 세습해 온 결과가 통계에 반영되어 있다. UN산하 자문기구인 SDSN(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간한 `2018 세계행복보고서`의 구체적인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적 관계 만족 지수는 조사에 응한 세계 156개국 가운데 95위에 불과하다. 선택의 자유에 대한 만족 여부를 뜻하는 자율성 부문은 139위로 최하위권이다. 한국인은 사회ㆍ경제적 부패도 심각하다고 인식(126위)하고 있다. 이미 명실상부한 선진국인 우리나라는 높은 소득 수준, 우수한 주거ㆍ교육 환경을 누리고 있는데도 GDP가 낮은 대다수 나라의 국민보다 여러 면에서 행복도가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18세 미만 청소년과 아동의 삶 만족도가 그냥 하위가 아니라 10년 째 거의 꼴찌라는 사실은 더욱 심각한 통계이다. 우리나라가 교육 수준과 사회활동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은 사실과 그 어두운 그림자로 볼 수 있는 `삶의 만족도` 통계의 역학적인 관계를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15세 이상 한국 학생의 능력치는 OECD 1위를 차지하여 자질의 우수성과 별개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얼마나 학업에 내몰리고 있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 행복지수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한 정부가 2014년 이후 심각한 수준의 국내 아동, 청소년 삶의 만족도부터 높이려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여, 우선 `아동 놀이권 헌장`을 제정하고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며 독서 습관 형성 방안에 주력하고 전용 문화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2019년까지 예산 4조 5천억원을 투입하며 2024년까지는 OCED국가 평균 수준의 만족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말은 우리 국민에게 있어서 삶의 질적 수준을 개선하려면 지나친 경쟁 사회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적 성장을 꾀하며 경쟁의 효율성을 강조해 온 것이 경제적 만족도는 높였지만 반대급부로 사회적 관계망을 와해하고, 경쟁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회 구성원의 불만족을 야기 시켰으며, 자녀들에게는 아동기부터 과도한 경쟁을 강요해 사회적 가치관이 공회전해 왔다는 것이다. 경제력을 행복지수로 여기는 가치관을 세습하는 부모는 다음 세대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원흉이 된다. 아직도 경제력이 행복지수와 비례한다고 여기는가. 인간은 빵으로만 살 수 없는 존재다. 삼만불 국민의 정신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양상의 소소한 `행복 찾기`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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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16 [18:0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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