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참된 용기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안중욱 울주군 삼남교회 목사   기사입력  2018/10/17 [18:45]
▲ 안중욱 울주군 삼남교회 목사    

이젠 어둠을 뚫고 야간 운전을 하는 것이 매우 익숙해 졌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를 태우고 매주 일요일 밤 집에서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리는 길을 오가고 있다. 일요일 저녁 9시까지 학교에 등교하면 토요일 12시 30분 까지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고교 생활동안 집에있는 것보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러다 보니 막내는 학교생활과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이런저런 푸념을 많이 늘어놓는다.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분야와 대학의 경쟁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음을 잘 안다. 그 치열한 삶의 현실 앞에 맞닥뜨린 아들이 털어 놓는 자기고민의 소리인 셈이다.

 

그래도 현실과 자기 소망 사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 강도 높은 열정과 노력과 도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런저런 말로 강조하고 또 주장한다. 그럴 때 마다 원칙주의자가 되어 이리지리 투쟁의지를 강조하는 아버지가 되어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내가 젊었을 때 표현한 `꼰대형` 아버지가 돼 가는 것은 내 안에도 숨기지 못할 두려움이 웅크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들에게 원칙과 관용 그리고 책임과 자율이란 선택지 앞에서 자꾸만 원칙과 책임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화가 길어지면 질수록 서로가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해석될  사실적 자료를 들이대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나는 현실의 고난을 수용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은 젊은이의 특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아들은 성적이 행복의 순서가 될 수 없다는 고전적 주장까지 끌어온다. 그러면 나는 세계 모든 청소년들은 크고작은 경쟁에 들어가 있으니 엄살 피우듯 하지 말라고 몰아세운다.

 

그 때마다 아들은 군대에서 휴가 나온 군인이 귀대하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치열한 입시경쟁의 현실에서 부닥치는 과중한 학습량, 과제와 둘러싼 아픔들, 친구들이 너무나 뛰어난 실력자들이라서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는 둥 자신의 아픔을 쏟아낸다. 지방대학들은 졸업생의 감소로 학생모집에 비상이 걸린 지 오래다. 반면 서울 소재 대학들은 서울로 올라오는 진학생들 때문에 엄청난 경쟁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획기적인 고등교육분야 개혁정책도 내 놓지 못하는데 현실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려운 상태다. 이런 환경에서 어떤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인지 고민하게 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그들의 자율적 의사를 전폭적으로 존중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실패부담이 조금이라도 적은 안전형의 직업, 안전한 쪽으로 아이들을 인도하고픈 게 부모 마음이다.

 

라이트 형제들이 하늘을 나는 꿈을 꺾지 않고 도전했기에 인류는 하늘 길을 개척할 수 있었다. 콜럼버스의 생명을 건 대 탐험의 역사가 신대륙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하지만 자식들 만큼은 나보다 더 안전한 삶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걸어가길 염원하는 게 부모다. 육아환경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를 나는 3남매를 키우면서 온 몸으로 익혔다.

 

그런데 젊은이들에게 이 길을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나는 중학교 졸업 전부터 알바를 하면서 고교생활을 고학생처럼 보냈고 지방대학을 다녔다. 또 5-6공화국을 거치면서 격변의 현대사를 지내온 386세대이다. 여러 번의 크고 작은 국가 선거를 통해 좌우 이념의 두꺼움, 지역적 쏠림 현상도 보아왔다. 그렇기에 보다 강하고 도전지향적인 사람이 되어 현실에 담대하게 부딪치라고 강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구촌 한국의 주인공으로 살아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그럴듯한 명제를 걸어놓고 말이다. 이 가을엔 관용과 자율 그리고 포용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 되어 적절한 도전과 응전을 시작하는 참으로 따스한 용기를 갖고 인생의 나이테 하나 새기고 싶다. 나의 체력과 건강이 자꾸만 떨어지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용기, 내 안에 따스함이 모자라고 충분한 대화와 소통능력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용기, 원칙과 더불어 관용과 상생의 능력을 함께 추구하는 그런 용기를 제대로 갖고 싶다.

 

언변으로 다음세대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그 모든 것에 대해 나는 참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시인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도 크나큰 용기이기에 오늘도 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자 기도하고 성찰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하고 독주하는 것 보다 합주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이치임을 배워야 하며 그러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함을 이 가을에 배우고 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8/10/17 [18:45]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