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캐나다의 도움으로 미국 서부에 위치한 미 해군기지 인근에 해저 감시장비 4대를 설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SCMP)가 22일 보도했다. 장비가 설치된 곳은 캐나다 영해이지만 키트샙 미 해군기지로부터 300㎞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남중국해에서 미중간 군사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양국간 민감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장비들은 중국 과학기관 중국과학기술원 산하의 `산야 심해과학공정연구소`의 장비로, 올 7월 27일 캐나다 해안경비 당국의 수중 원격조종 잠수함이 미국과 캐나다 국경 사이 환드퓨카 해협 인근에 설치했다. 환드퓨카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해협 중 하나로, 해협 남쪽 미국 시애틀 인근에는 미국의 전략 핵무기 시설 중 하나인 키트샙 미 해군기지가 위치해 있다.
장비들은 현재 가동에 들어갔으며, 수집한 정보는 중국 하이난성 산야 지역을 비롯해 중국 측에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산야연구소측은 수집한 정보는 중국 해양 과학자들이 미국 인근의 해저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 핵잠수함들의 모항인 키트샙 해군기지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군사기밀 노출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캐나다의 과학연구기관인 오션네트워크캐나다(ONA)는 중국 장비를 해당 연구소가 운영하는 해저 관측 네트워크에 설치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 장비의 사용 방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캐나다 외교부도 즉각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국 측 역시 이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중국군이 감시장비 설치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해당 장비들이 미국 등의 잠수함 및 함정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ONC는 과학연구기관이지만 캐나다군과 안보계약도 체결하고 있는 기관으로, 감시장비들이 수집한 정보가 단순히 해저환경 연구에 사용될지는 미지수다.
이 장비의 용도가 해저환경 연구를 위한 것인지 미군 잠수함 등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던 간에, 장비 설치는 상당히 민감한 이슈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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