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사상처음 해상 연합훈련에 돌입했다고 CCTV 등 관영 매체가 2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과 아세안 10개국 해군의 연합훈련이 전날 광둥성 잔장(湛江) 남해함대 기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일간 일정에 들어갔다.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대립이 고조하는 속에서 중국으로선 일부 회원국이 영유권을 다투는 아세안과 연대를 강화해 미국을 `역외국`으로 배제, 견제하려는 속셈이 이번 연합훈련에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훈련에는 양측 군함 8척과 병력 1200명이 참여하며 28일까지 남중국해 해상과 동중국해 공역에서 구난훈련과 우발적인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연습 등을 실시한다.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광저우와 미사일 호위함 황산(黃山), 싱가포르와 태국, 베트남의 호위함 등이 동원됐으며 내륙국 라오스도 병력을 파견했다.

위안위바이(袁譽柏) 중국군 남부전구 사령은 "아세안이 단일 국가와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중국이 최초"라고 밝혔다. 중국과 아세안 연합훈련에 대해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장관은 지난 21일 광둥성을 찾은 아세안 국방 수뇌들을 만나 "양측 관계에서 획기적인 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겠다는 쌍방의 자신감과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그간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필리핀 등 일부 아세안 국가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압도적인 국력을 앞세워 인공섬을 조성해 군사기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우려를 표시하며 `항행의 자유 작전` 등을 적극 펼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이어져왔다.

중국은 아세안 각국과 군사적인 면에서도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남중국해에 개입을 확대하려는 미국을 견제하려고 하고 있다. 한편 아세안은 내년 미국과도 해상 연합훈련을 시행하기로 결정해 나름대로 미중 쌍방과 관계를 구축, 남중국해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사태를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