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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발 하라리, 21세기 다산 정약용을 꿈꾸며
 
김철용 약사고 교사   기사입력  2018/11/01 [16:46]
▲ 김철용 약사고 교사    

사랑하는 가족만큼이나 기다리고, 보고 싶은 사람을 이제 곧 만나게 된다.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만남에서도 그는 나에게 경이로움과 충격을 주었다. 바로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ri이다. 전 세계 50개국에서 출간되어 700만부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사피엔스(Sapiens)>는 보잘것없던 유인원이 어떻게 지구라는 행성의 지배자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며 과거를 개관했고, 후속작 <호모 데우스(Homo Deus)>는 인류가 결국에는 신이 될 수 있을 것인가를 추측하며 미래를 탐색했다.

 

이어 곧 만나게 되는 그의 인류 3부작 시리즈 마지막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현재의 인류를 탐색하여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태세다. 가짜 뉴스의 해악과 테러의 공포는 우리의 판단을 흐리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핵전쟁의 위협은 묵시록적인 예언을 낳고 있다.

 

앞으로 불어닥칠 변화는 너무나 심대해서 삶의 기본 구조마저 바꾸어놓을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청사진이 필요하다. 앞으로 10년은 치열한 자아성찰과 새로운 사회정치적 모델을 구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렇듯 그의 미래에 대한 제언(提言)은 허무맹랑한 공상과학 같은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지식인과 독자들이 그의 목소리와 책에 주목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유발 하라리의 책의 내용도 주목을 하였지만,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이길래 이러한 책들을 쓸 수 있을까에 더 주목을 하였다. 사실 그가 대학에서 사학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는 작가의 소개를 읽지 않고 <사피엔스(Sapiens)>와 <호모 데우스(Homo Deus)>를 읽는 다면, 그가 무엇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그의 책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 과학 등 여러 분야의 방대한 지식들이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강연과 저서에서 앞으로의 지식사회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본인 또한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물론 다양한 지식의 섭렵(涉獵)이 이러한 제언(提言)과 저작들이 나오게 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바로 그는 시대를 꿰뚫어보는 통찰력(通察力)을 가지고 있다. 과거,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제시하는 학자로서 만42세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일 수 있다.


이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예언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 하지만 그가 중세사를 연구한 학자이기 때문이다. 최첨단 미래에 대해 논하는 사람의 전공이 중세사학을 연구한 학자라는 것이 다소 의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시대를 앞서 나가고 그 시대를 이끌어 나갔던 지식인들과 유발 하라리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고전(古典)이다. 유태인이었던 그는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동서양을 막론한 다양한 고전들을 읽어 오고 있다. 그러한 고전(古典)들을 통해 인류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살펴보고,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찾은 것이다. 그러한 고전(古典)에 얻은 교훈을 최신의 이론과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결부시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러한 고전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곳곳에서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그 변화를 가장 크게 요구하는 것이 내가 있는 교육현장이다. 그래서 교과에 코딩, 아두이노, 드론과 같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된 교육을 통해 스티븐 잡스와 같이 한 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기술자와 기업가가 나와야 한다고 한다. 물론 교육에서 그러한 변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의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통합교육과 융합교육은 하나만을 바라보고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정확하고 바라보고, 21세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학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필요하지 않은 인재인가? 과거 우리 조선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친 기회가 있었다. 바로 다산 정약용이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실학을 집대성하고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우리는 그가 천주교 신자이고 거중기를 만드는 등 신문물과 서양의 학문을 추종했을 것이라고 간혹 생각할 수 있다. 그가 귀양살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저서를 집필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과학기술 발전에도 크게 공을 세운 이유는 바로 그가 진정한 유학자였기 때문이다. 유교 대표적인 고전(古典)인 <논어(論語)>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바로 인본주의(人本主義)이다. 이러한 인본주의가 다산의 애민정신으로 발현되어 백성의 삶의 개선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업적이 나오게 된 것이다.

 

유발 하라리 또한 연구와 강의,저술뿐만 아니라 소수자 인권 보호 운동과 같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을 대변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과학기술이 중시되고 그와 같은 인재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우리 사회를 정확히 진단하고 우리에게 맞는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를 제시해 주는 인재도 필요하다. 우리는 언제까지 유발 하라리를 부러워하며, 유발 하라리가 제시한 틀로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아야 하는가? 한국의 유발 하라리, 21세기 다산 정약용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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