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꽃밭에 바람을 따라 꽃잎 하나 날아왔다. 경로당 수업을 마치고 잠시 공원에서 쉬고 있는데 이리저리 바람 따라다니고 있는 꽃잎들. 한참을 바라보시던 어느 노인 한 분이 따라다니면서 잡으려고 애를 쓰신다. 그러나 그 노인의 노력에도 바람은 쉽게 양보하지 않는다.한참을 쫓아다니던 노인은 결국, 끝까지 따라가서 꽃잎을 차지했다. 노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욕심, 시기심, 원망, 분노도 그 노인에게 찾아볼 수 없었다. 꽃을 잡고 행복해하는 노인처럼 난 그냥 마냥 행복하고 싶었다. 그런데 난 바람이 밉다. 내 마음에는 욕심, 기대가 너무 많았나 보다. 오늘은 마음에 있는 것들을 다 꽃잎에 실어 바람에게 보내고 싶다. 내일은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 연약한 자들을…….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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