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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기업가를 옥죄는가, 그들은 격려ㆍ존중의 대상(2)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기사입력  2018/11/15 [16:09]

▲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쇼핑문화에 비춰 볼 때 과연 이런 미국식 할인점 업태가 지속적으로 장기간 성장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어 또 한번 지금까지 검토해 온 선입관을 버리고 또 지금까지 상식으로 되어 있는 업태 구분에 연연해 하지말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외부에서 특채하여 들어온 유통 전문인력들은 오랜기간 세계의 유통업계와 전문가들이 유통업태를 구분하여 의사결정을 해왔고 지금 매출경향 등을 종합 판단해 보면 전통적인 할인점 형태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천장 파이프와 천장 시멘트가 그대로 노출되고 종업원 서비스도 제로에 가까운 전통적인 할인점에 대한 거부감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유통업의 업태라는 것은 정형적인 것이어서는 안 되고, 문제의 핵심은 고객의 취향과 그 나라 소비자의 쇼핑형태 등 쇼핑문화에 좀 더 다가서야 하는 것이 성공의 키가 아닐까. 미국, 유럽과 일본, 우리나라의 쇼핑문화가 똑같지 않다면 유통업의 업태와 콘셉트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고.그러면 우리나라 쇼핑문화의 특이점이랄까 특징은 무엇일까 고민해 봤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만이 아닌, 거기서 즐기고 시간 보내고 가족, 친구 등을 만나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생활하는 장소, 또 상품정보 습득 등 복합적 욕구를 해소해 주는 생활정보의 거점이자 만남의 장소가 아닌가. 쇼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공간, 여가공간, 스트레스해소 공간으로 생각하여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설사 백화점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소비자 욕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콘셉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창고형태의 삭막한 분위기에 값만 싼, 그런 업태의 콘셉트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혀 새로운(당시로서는) 업태가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가격은 전통적인 할인점과 같이 저가정책을 견지하지만, 인테리어 등 시설과 고객접대, 주차관리 등 서비스 부문과 문화센터는 백화점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할인점과는 확연히 차원이 다른 수준까지 끌어 올려 차별화하는 것입니다.이런 고민과 격론의 과정을 거쳐 1997년 9월4일 드디어 오픈했습니다. 그날 담당중역으로부터 영국출장 중이던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픈 2시간 만에 고객이 너무 많이 와서 안전사고가 날까 염려되어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아야 하겠습니다"라고ㆍㆍㆍ. 상식과 통념, 관행을 파괴하려면 문제의식이 있어야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런 방법, 기술에 반드시 문제가 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있게 마련이다`는 문제의식과 확신이 생활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 배고픔이 있어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학 졸업식에서 "늘 배고파 하라"(stay hungry)고 했습니다. 이병철 회장은 1984년 1월 당시 조선일보 선우휘 주필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정말 재미가 나고 적극적으로 열의를 쏟습니다. 뭔가를 새로 창조한다는 것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요. 아침, 저녁에도 그 생각, 자고 일어나서도 그 생각, 무언가 부족한게 없나, 있으면 보강하고 물어 보고, 회의를 해서 안되는 게 있는지 알아보고 ㆍㆍㆍ 난 똑 같은 일을 하라면 대단히 싫어요"라고 했습니다.

 

관행 등 반복 계속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성취감을 즐긴 것 같습니다. 상식과 통념을 파괴하는 것, 새로운 것에 대한 배고픔은 도전입니다. 리스크 테이킹 없이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입니다. 기업에 기업가 정신이 없으면 정체와 쇠퇴가 있을 따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가들에게 과연 이러한 도전, 기업가 정신이 있습니까. 물론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새로운 것에 대한 배고픔과 도전일까요. 세계일류상품과 기술에 대한 도전일까요.

 

만약 이런게 아니라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한 나라의 경제는 기업가 정신의 강약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세계경제의 역사가 증명합니다. 경제를 부흥시키려면 기업가 정신을 부활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기업인에 국한된 책무가 아닙니다. 온 국민, 그리고 정부, 모두의 책무입니다.  기업가를 격려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옥죄어서는 안됩니다. 기업가로 하여금 마음놓고 투자 등 도전하게끔 해줘야 합니다. 옥죄는 규제, 국내지향적인 정책 등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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